할리우드 대표 배우 에밀리 블런트와 드웨인 존슨이 '정글 크루즈'에서 만났다. 디즈니 스타일의 유쾌하고 아름다운 모험이 펼쳐지지만 정작 이야기는 익숙한 틀 속에서 안정성만을 추구해 아쉬움을 남긴다.

'정글 크루즈'는 재치 있는 선장 프랭크(드웨인 존슨)와 용감하고 자유분방한 식물 탐험가 릴리(에밀리 블런트)가 신비로운 힘으로 둘러싸인 아마존에서 고대 치유의 나무를 찾는 모험을 그린다.

먼저 에밀리 블런트와 드웨인 존슨, 두 배우의 유쾌한 변신이 돋보인다. 그동안 엄청난 피지컬로 맨몸 액션을 선보이던 드웨인 존슨이 이번엔 구강 액션을 선보인다. 능청스럽고 뻔뻔한 '아재 개그'를 쉴새없이 쏟아내며 '피식' 웃음을 자아낸다.

에밀리 블런트는 '인디아나 존스'를 떠올리게 하는 여전사로 분했다. 릴리는 1900년대 초 보수적인 시대에서 '바지입은 여자' 소리를 들으며 무시받기 일쑤지만 언제나 당당하다. 

릴리의 모습을 통해 '정글 크루즈'는 사회의 불합리한 관습과 편견을 타파할 것을 종용한다. 그의 남동생 맥그리거 하우튼(잭 화이트홀)이 외모에 관심 많고 소심해하는 모습과 대비되면서 이 부분을 더욱 부각시켰다. 

다만 그런 주제의식과 달리 영화는 관습에 얽매여있는 느낌이다. 전형적인 액션어드벤처 장르에서 보게되는 서사를 그대로 답습한다. 때문에 클라이맥스에서의 사건 해결과 반전도 큰 긴장감이 없다. 

릴리와 프랭크가 서로에 대해 느끼는 감정변화 역시 예측가능한 수순. 이들을 통해 보물보다 중요한 사랑의 가치를 전한다. 디즈니 만화, 혹은 동화라고 생각한다면 깔끔하게 떨어지는 작품이라고 볼수도 있겠지만 '인디아나 존스' 스타일의 박진감 넘치는 모험을 기대한다면 부족한 감이 있다.

서사의 진부함을 채우는건 캐릭터로 만드는 케미, 그리고 화려한 영상미다. 앞서 언급한 에밀리 블런트와 드웨인 존슨의 연인과 남매를 오가는 투닥투닥 케미가 재미를 더한다. 여기에 잭 화이트홀이 연기한 맥그리거와 악당 오아힘 왕자(제시 플레먼스), 아기레(에드가 라미레즈), 마스코트인 재규어 프록시마까지, 다양한 캐릭터는 분명 플러스 요인이다.

'정글 크루즈'를 극장에서 봐야한다면 분명 압도적 이미지 때문일 것이다. 스크린에 펼쳐진 울창한 숲과 거친 폭포, 신비로운 아마존은 보는 것만으로 마음이 정화된다. 코로나19 여파로 여행이 어려운 요즘, 대리만족을 느끼기에 제격이다. 러닝타임 2시간7분, 12세 관람가, 7월28일 개봉.

사진=영화 '정글 크루즈'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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