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 스페셜 에피소드 ‘킹덤: 아신전’이 국내는 물론 전세계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124개국 382개 스트리밍 플랫폼의 VOD 차트를 공개하는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킹덤: 아신전’은 지난 23일 공개 이후 꾸준히 넷플릭스 영화 2위에 올라 있다.

왕세자 이창(주지훈)과 조학주(류승룡)이라는 거악의 암투가 ‘킹덤’의 주된 내용이라면, ‘킹덤: 아신전’은 아예 배경을 북방으로 옮겨 성저야인 아신(전지현)의 이야기를 담았다. 배경과 주인공은 다르지만 이 두 세계를 그려내며 김은희 작가가 끈질기게 붙잡고 있었던 물음표는 ‘좋은 정치란 무엇인가’였다.

아신은 조선과 여진족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인물이다. 하지만 굳이 혈통을 따지자면 여진족에 가깝다. 최근 중국의 역사왜곡으로 한껏 날이 선 대중 정서를 자극할 수도 있지만 김은희 작가는 본질에 충실하고자 했다.

“드라마 기획이 길게는 7~8년이 걸리는 경우도 있고, ‘아신전’의 경우는 1년 반 정도의 시간이 걸렸어요. 모든 작가나 감독이 (대중 정서에 따라) 그때그때 작품을 바꾼다는 건 불가능이라고 봐요. 그건 완전히 이야기를 바꾸고, 기획을 틀어야 하는 문제라고 보거든요. 대신 저는 좀 더 보편적인 정서를 담으려고 노력을 해요. 예를 들어 정치란 무엇인가, 정의란 무엇인가는 시대를 불문하고 전 세계적으로 고민할 만한 부분이니까요”

정치와 정의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조선의 국익을 위해 가족과 부족을 희생 당하는 아신으로 귀결됐다. 아신의 복수 대상은 부족을 파국으로 몰고 간 조선의 기득권층이지만, ‘킹덤’ 세계관으로 넘어가면 그 복수의 화를 고스란히 민초들이 입고 생사역으로 변해갔다.

“정치를 잘하는 사람도, 못하는 사람도 있다고 봐요. 만약 이창이었다면 그런 식의 선택을 하지 않았을텐데, 조학주였다면 더욱 극악한 선택을 할 수도 있잖아요. 의도를 했다기 보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잘못된 정치로 화를 입는건 가장 최하위 피지배계급이 아니였나 하는 생각이 반영된 거 같아요”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어영대장 민치록(박병은) 역시 양면성을 가진 인물이었다. 조선 입장에서는 충성을 다하는 장수지만, 가차 없이 이용당한 성저야인들의 입장에서는 철저한 악인이 됐다. 민치록을 통해 김은희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했던 바는 무엇이었을까.

“민치록은 ‘킹덤’ 시즌 1~2 안현(허준호)과 맞닿은 점도 많아요. 수망촌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민치록과 비슷한 일을 저질렀잖아요. 창이와 서비(배두나)로 대표되는 주인공들이라면 그 상황에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어찌보면 쉬운 선택일 수 있겠지만 시즌3에 펼쳐질 거대한 역병에 대해서 더 좋은 선택에 대한 생각들, 더 좋은 선택은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게 하는 지점인 거 같아요”

②에 이어집니다.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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