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일(한국시간)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리며 봄 극장가에는 ‘아카데미 시즌’이 열린다. 오스카 주요 부문 후보에 오른 ‘더 포스트’ ‘아이, 토냐’ ‘셰이프 오브 워터’ ‘쓰리 빌보드’ ‘레이디 버드’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등이 이미 개봉했거나 곧 관객과 만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 속에 지난해 제70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은 수작들이 개봉 대열에 동참할 전망이라 눈길을 끈다. 바로 ‘킬링 디어’ ‘120BPM’ ‘러브리스’가 그 주역들이다.

 

먼저 심사위원대상, 국제비평가협회상, 퀴어종려상까지 3관왕을 달성하고 프랑스의 골든 글로브격인 뤼미에르시상식에서 6관왕을 휩쓴 퀴어영화 ‘120BPM’(감독 로빈 캄필로)이 신호탄을 울린다. 칸영화제 월드 프리미어 상영 당시 심사위원장을 맡은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이 영화를 보는 내내 눈물을 흘렸고, 심사위원이었던 박찬욱 감독과 영화배우 윌 스미스가 함께 극찬했던 일화로 화제가 됐다.

1989년 파리, 에이즈 확산에도 무책임한 정부와 제약회사에 대항하는 ‘액트업 파리’에 가입한 나톤(아르노 발노아)이 열정적인 활동가 션(나우엘 페레즈 비스키야트)과 함께 차가운 시선에 맞서 뜨겁게 사랑하며 투쟁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트루 스토리와 감각적인 연출로 영화 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할 예정이다. 3월15일 개봉.

 

이어 각본상 수상작 ‘킬링 디어’는 국내에서 기상천외한 설정으로 화제가 됐던 ‘더랍스터’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신작이다. 미스터리한 소년 마틴(배리 케오건)의 등장으로 성공한 외과의사 스티븐(콜린 파렐)과 그의 아내 애나(니콜 키드먼)의 이상적인 삶이 완벽하게 무너지게 되는 내용이다.

감독 특유의 상상력으로 우아한 동시에 충격적인 미스터리 복수 스릴러를 완성해냈다. 스타일리시한 촬영과 충격적인 스토리, 콜린 파렐과 니콜 키드먼의 소름 돋는 연기가 기대된다. 스릴러물에 최적화된 니콜 키드먼은 이 작품에서의 열연에 힘입어 칸영화제 70년 역사상 여배우 최초로 ‘70주년 기념상’을 받기도 했다.

 

칸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하고,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오른 ‘러브리스’는 전작 ‘리턴’(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엘레나’(칸영화제 심사위원상), ‘리바이어던’(칸영화제 각본상)으로 특유의 사실적이면서도 날카로운 연출력을 과시한 러시아 거장 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 감독 작품이다.

이혼을 앞둔 부모가 자신을 서로에 떠넘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열두 살 소년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다. 아이의 실종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부부는 며칠이 지나도록 아이가 돌아오지 않자 그제야 행방을 좇기 시작한다. 결손가정의 아동문제를 비범한 대사와 장면으로 서늘하게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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