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가 작품상, 감독상, 미술상, 음악상 등 4관왕에 오르며 아카데미를 휩쓸었다.
 

기예르모 델 토로[AP=연합뉴스]

4일(현지시각) 미국 LA 돌비 극장에서는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렸다. 일명 '오스카상'이라고도 불리는 아카데미상은 미국 영화업자와 사회법인 영화예술 아카데미협회(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 Sciences)가 수여하는 미국 최대의 영화상이다.

이날 시상식의 주인공은 바로 총 13개 부문 최다 후보에 지명된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였다. 최우수 작품상, 감독상, 미술상, 음악상 등 4관왕에 오르며 알짜배기 상들을 휩쓸었고, 최다 수상의 영예도 덤으로 따라왔다.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은 함께 최우수 작품상 후보로 지목된 '콜 미 바이 유어 네임'(감독 루카 구아다니노), '덩케르크'(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레이디 버드'(감독 그레타 거윅), '더 포스트'(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쓰리 빌보드'(감독 마틴 맥도나), '다키스트 아워'(감독 조 라이트), '겟 아웃'(감독 조던 필레), '팬텀 스레드'(감독 폴 토마스 앤더슨)를 꺾었다.
 

수상을 위해 무대로 오른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수상 후 봉투를 다시 확인해 보는 센스를 발휘했다.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라라랜드’와 ‘문라이트’의 봉투가 바뀌었던 해프닝을 웃음으로 승화시킨 장면이었다.특히 ‘셰이프 오브 워터’는 ‘쓰리 빌보드’와 치열한 경합을 펼친 끝에 작품상의 영예를 안았다. ‘쓰리 빌보드’는 앞서 ‘셰이프 오브 워터’를 꺾고 골든글로브 작품상을 받으며 오스카 유력 후보로 떠오른 바 있다.

  

사진=게리 올드만['다키스트 아워' 스틸컷]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은 예상대로 최고의 연기를 펼쳤던 '다키스트 아워'의 게리 올드만과 '쓰리 빌보드'에서 열연한 프란시스 맥도먼드에게 돌아갔다. 또 남우조연상과 '쓰리 빌보드'의 샘 록웰과 '아이, 토냐'의 앨리슨 제니가 수상했다.

'코코'가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한 가운데, 관심을 모았던 주제가상도 '코코'의 'Remember me'에게 돌아갔다. 경합을 펼쳤던 '위대한 쇼맨'의 'This is Me'를 꺾었다. '블레이드 러너 2049'도 촬영상과 시각효과상을 거머쥐어 2관왕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덩케르크'도 선전했다. '덩케르크'는 편집상과 음향편집상, 음향효과상 등을 수상하며 3관왕에 올라 기술 부분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지미 키멜[AFP=연합뉴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한 작품의 독식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13개 부문에 오른 ‘셰이프 오브 워터’의 독주가 예상됐지만, 지난해 '라라랜드'가 6관왕, 2016년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6관왕 등에 비교해서 최대한 공정하고 고르게 상을 배분하는 모습이었다. 

또한 멕시코 출신의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감독상을 받은 뒤 "영화가 가장 좋은 점은 국경을 없앤다는 것이며, 계속 이렇게 나아갈 것"이라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여기서 트럼프의 다양성 억압, 반 이민자, 인종차별 정책에 반대하는 반(反) 트럼프 기류가 읽힌다. 보수적인 아카데미가 종 다양성 영화에 작품상과 감독상을 안긴 것은 세대교체와 변화의 바람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 지난해 할리우드에서 시작된 미투운동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나왔다. MC를 맡은 지미 키멜은 "하비 와인스타인을 축출했다. 더 이상은 나쁜 일이 없어야 할 것 같다. 전 세계가 바라보고 있다. 굉장히 용감한 분들께서 목소리를 내주셨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 이제는 새로운 시대가 왔다. 변화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정말 긍정적인 변화라고 생각한다"라고 당당한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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