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운동이 국내에 확산하면서 덩달아 ‘펜스룰’도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현대자동차 제공

‘펜스룰’은 아내가 아닌 다른 여성과의 관계를 피하는 것으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펜스 부통령이 2002년 인터뷰에서 “아내가 아닌 다른 여성과 식사하지 않고 아내가 옆에 없으면 술자리에도 참석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다.

국내에서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남다른 ‘펜스룰’ 실천이 재조명받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2009년 아내와 사별한 뒤 주위에 여성을 두면 괜히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 보좌진과 자택의 가사도우미까지 모두 남성으로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쁜 사례도 있다. 8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 모임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정미 정의당 대표와 악수를 하면서 “여성들과 악수 잘 안한다”고 말을 했다. 또한 임종석 비서실장에게 “미투운동에 (임 실장이) 무사한 걸 보니 참 다행” “안희정 사건이 터지니까 밖에서는 임종석이 기획했다고 하더라고”란 말을 건네 구설에 올랐다. 나중에 ‘농담’이라고 해명을 했으나 ‘미투’를 희화화 하거나 정쟁의 소재로 전락시켜버리는 부적절한 발언으로 비판을 샀다.

‘미투’ 이후 여성 부하 직원과 대면접촉을 피하는 대신 카톡으로 업무지시를 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보도까지 등장했다.

이렇듯 ‘펜스룰’이 오히려 여성에 대한 차별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펜스룰은 또 다른 차별을 낳는다”며 “비공식적 교류에서 소외되면 회사 내에서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없게 되고, 여성들만 여기서 배제된다면 당연히 차별로 이어진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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