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편에 이어서

‘절대 낭만 퇴마극’을 앞세운만큼 ‘화유기’ 안에는 CG가 삽입되는 장면이 많았다. 최근에는 국내 영화에도 CG가 많이 사용되지만, 촬영하는 배우의 입장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있다고 생각하며 연기해야하는 불편함도 있을 터.
 

하지만 성혁은 CG 삽입을 위한 장면 촬영이 부끄럽지는 않았냐고 묻자 “제작진을 믿고 하는 편이에요. 배역이 가지고 있는 하나의 설정이기도 하고요. ‘억지로 해야한다’는 생각은 없었어요”라고 말했다. 동장군의 마지막 등장이기도 했던 흑룡과의 계곡 전투신은 대부분이 CG로 처리됐다. 성혁은 오히려 이런 촬영에서 재미를 느꼈다고 밝혔다.

“민망하다고 느끼면 그런 작품을 하면 안될 거 같아요. CG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니까, 저는 최대한 그 장면을 머리 속으로 그리면서 촬영을 했어요. 흑룡과 전투신에서는 피를 토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피를 뱉느냐, 뿜느냐’ 같은 건 배우의 설정이거든요. 그런게 재밌어요. 배우라는 직업은 보는 사람이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게 고민하는 과정이 재미있는 것 같아요”
 

‘화유기’는 성혁의 필모그라피에 남겨진 첫 미니드라마다. 그래서인지 하나부터 열까지 본인이 직접 챙기지 않은 부분이 없었다. 극 초반 대부분 동장군의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촬영이 이루어질 때와 바깥으로 나와 활동할 때 확연히 달라진 의상의 차이도 스타일리스트와 성혁이 서로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며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성혁은 “하선녀를 떠나보낼 때 입은 코트는 재질부터 어깨라인, 길이까지 다 고민해서 제작한 거예요”라며 “그런 디테일에 많이 의견을 낸 작품이에요”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보이는 곳에서,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많은 공을 들인 작품이니만큼 의미도 남달랐다. 성혁은 “내가 갖고 있는 내 스타일을 연기 해야겠구나라는 확신을 가지게 된 작품이에요. 제가 가지고 있는 스타일대로 연기를 해야지 보는 사람들도 자연스러울 수 있겠구나. 객관성은 나로부터 시작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고 소신을 드러냈다.
 

그렇다면 배우로서의 성혁이 꿈꾸는 앞으로의 방향은 무엇일까. 성혁은 어떤 작품을 해보고 싶냐는 질문에 “형사물, 장르물, 시대물을 못 해봤어요. 특정 장르를 하고 싶다기 보다 밀도가 있는 작품을 해보고 싶어요. 하나의 목표점을 향해 인물들이 달려가고, 목표를 위해 부딪치는”이라고 설명했다.

어떤 배역이든 설득력이 있다면 도전할 수 있다는 배우 성혁. 이날 ‘화유기’ 종영 인터뷰 마지막 날이었던 성혁에게 하고 싶은 말이 없냐고 물었다.

“일단 이런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좋은 기회를 주신 것도 감사해요”라고 인사를 전했다. 이어 “역시 배우는 대중에게 대중의 평가를 받았을 때 그게 다음 작품으로 나아가는 힘이 되는 것 같아요. 하선녀와 동장군을 좋게 봐주시고, 좋게 생각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이걸 마치고 다음작품에서 더 큰 도전을 하게 될테니까 그것도 잘 지켜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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