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고도 진한 낭만발레의 정수를 보여줄 유니버설발레단 ‘지젤’이 봄 무대에 오른다.

 

오는 4월6일부터 15일까지 유니버설아트센터 대극장에 올려지는 ‘지젤’은 1985년 국내 초연과 더불어 한국 발레단 사상 첫 해외진출 물꼬를 튼 작품이다. 특히 89년 문훈숙 UBC 단장이 동양인 최초로 키로프발레단(현 마린스키발레단)에 지젤로 초청돼 7차례의 커튼콜을 받았던 일화는 유명하다.

이후 1999년 스페인, 이탈리아, 헝가리에 이어 이듬해 그리스, 독일, 스위스, 영국, 오스트리아까지 한국 발레단 최초로 유럽 무대에서 진출해 작품성과 흥행성을 입증했다. 국내에서는 2005년 예술의전당 공연에서 유례없는 전회 매진을 달성하여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으며 이후 UBC의 시그니처 레퍼토리로 자리잡았다.

 

 

낭만발레임에도 드라마 요소가 강한 이 작품에서는 여주인공 지젤이 보여주는 극적인 연기 변화를 주목해야 한다. 1막에서 순수한 사랑을 꿈꾸는 순진무구한 시골 소녀에서 사랑의 배신에 광란으로 치닫는 비극적인 여인으로, 2막에서 영혼 ‘윌리’가 된 후에도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어서 사랑하는 이를 지키려는 극적이며 섬세한 캐릭터 변화를 선보인다.

또한 ‘지젤’은 백색 발레(Ballet blanc: 얇은 소재의 흰 의상을 입은 발레리나들이 함께 추는 군무)의 묘미를 맛볼 수 있는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푸른 달빛 아래 순백의 튜튜를 입고, 공기처럼 가볍게 움직이는 24명 윌리들의 정교하면서도 일사불란한 군무는 압권이다.

 

 

2018년 무대에는 UBC 주역들을 비롯해 세계 정상급 발레 스타들과의 협업으로 주목 받고 있다. 수석무용수 강미선이 이동탁·콘스탄틴 노보셀로프와 호흡을 맞추며, 올해 초 수석무용수로 승급한 한 몸에 받고 있는 홍향기와 미국 털사발레단에서 화려하게 귀환한 수석무용수 이현준, 러시아 볼쇼이발레단 솔리스트 출신 수석무용수 조이 워막과 마밍까지 스타군단이 함께 한다.

여기에 한국이 배출한 마린스키발레단 수석무용수 김기민과 퍼스트 솔리스트 예카테리나 오스몰키나, 영국 로열발레단 수석무용수 출신 매튜 골딩과 UBC 상임객원 수석무용수 나탈리아 쿠쉬가 각각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한편 지역민들의 문화 향수를 채워줄 ‘지젤’ 순회공연은 울산현대미술관(4월20-21일)을 시작으로 과천시민회관(27-28일), 춘천문예예술회관(5월4-5일), 천안예술의전당(11-12일) 무대에 순차적으로 오를 예정이다.

 

사진=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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