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의 장기집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AP통신=연합뉴스)

1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장기집권을 가능하게 하는 개헌안이 전국인민대표대회(이하 전인대)에서 통과됐다. 전인대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3차 전체회의에서 개헌안 표결을 통해 총 2천 964표 가운데 찬성 2천958표, 반대 2표, 기권 3표, 무효 1표로 '국가주석 3연임 금지' 조항을 폐기했다.

부모가 모두 혁명 원로인 '훙얼다이'(紅二代)이기도 한 저명 작가 라오구이(老鬼)는 공개 성명을 내고 "마오쩌둥의 종신집권은 개인 독재로 흘렀고, 중국을 암흑시대로 몰아 넣었다"며 "덩샤오핑(鄧小平)의 개혁개방으로 겨우 이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장쩌민(江澤民)과 후진타오(胡錦濤)도 이를 알기에 헌법의 임기 규정을 철저하게 지켰다"며 "이를 어기는 것은 역사의 퇴보로서, 시진핑은 종신집권의 길을 결코 걸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시진핑의 장기집권을 맹비난했다.

저명 물리학자 허쭤슈도 홍콩 빈과일보에 "위안스카이는 개헌을 통해 합법적으로 황제의 지위에 올랐으나, 결국 사람들의 온갖 비난에 직면해야 했다"며 시 주석의 장기집권 개헌을 비판했다. 위안스카이는 중화민국의 권력을 장악했던 군벌로, 1915년 스스로 황제 자리에 올랐으나 중국 전역의 극심한 반발로 1916년 3월 황제 제도를 취소했으며 얼마 후 사망했다.

허쭤슈는 "개헌은 옳은 일을 위해서라고 하나, 더 많은 옳은 일을 하려고 하는 사람은 더 큰 과오를 저지르기 마련"이라며 "마오쩌둥 생전에 문화대혁명을 바로잡을 사람이 없었기에, 결국 그가 죽고 나서야 바로잡을 수 있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안후이(安徽)성의 전 검찰관 천량선(沈良慶), 반체제 인사 황팡메이(黃芳梅) 등이 '차가 후진하고 있다' 등 개헌을 비판하는 글과 동영상을 올렸다가 구금되기도 했다. 이에 맞서 관변 학자들은 개헌을 옹호하는 주장을 적극적으로 개진했다.

중국정법대학의 리수중 교수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문화대혁명 이후 지도자들은 당과 국가의 분리에 초점을 맞췄지만, 이는 당의 영도력 약화와 행정력 저하라는 결과를 불러왔다"며 "반부패 사정 등 당면 과업을 지속해서 추진하기 위해서는 당의 강력한 영도를 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한 대학의 친쳰훙 교수는 "지금껏 '당의 영도'는 헌법 서문에만 규정돼 있었으나, 이제 본문에 삽입됨으로써 법적인 구속력을 갖게 됐다"며 "'당의 영도'라는 표현은 이제 다른 법률에도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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