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검찰 조사를 마친 후 “저를 고소한 분께는 정말 죄송하지만 제 아내가 더 힘들지 않겠습니까”라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져 공분이 치솟고 있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사진=연합뉴스]

12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안 전 지사는 지난 10일 9시간이 넘는 검찰조사를 마친 뒤 수도권 모처로 향하던 오전 4시 한 휴게소에서 “이후 어떤 일을 당하든 아내와 가족들 곁에 조금 더 있어주고 싶다”며 이렇게 말했다.

안 전 지사는 “내가 버티는 유일한 이유는 가족 때문”이라며 “아내가 얼마나 힘들어하겠는가. 잘못의 책임은 나에게 묻고 가족들은 괴롭히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어 아무 데도 갈 곳이 없다며 흐느끼기도 했다.

또한 “지난 월요일(5일) 관사를 나온 후 옷을 한 번도 갈아입지 못했다”며 “어제까지는 아내가 있는 곳에 머물렀는데 며칠째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고 말했다. 5일은 김지은씨가 안 전 지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날이다.

안 전 지사는 자진출석 이유에 “소환을 기다렸지만 견딜 수 없어…”라고 답했으며 김지은씨가 고소한 내용이 사실이냐는 질문에는 “그 얘기는 하지 맙시다”라고 잘라 말했다고 한다. 이날 안 전 지사는 휴게소에 2시간가량 머문 후 수도권 은신처로 이동했다.

 

네이버 댓글 캡처

이날 안 전 지사가 한 “아내가 더 힘들지 않겠냐”는 발언에 네티즌들은 불편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작 아내를 가장 힘들게 한 사람이 누구인데”(syon****), “아내 생각을 그리하면서 그런 짓거리를 했니?”(yong****), “아내 가슴에 대못 박고 배신감준 건 당신 자신”(yes9****)이라며 안 전 지사의 성추문에 실망한 네티즌들의 댓글들에 많은 공감이 달리고 있다.

앞서 안 전 지사는 9일 오후 5시 서울서부지검에 자진출석했다. 당시 피해자에 대한 사과 없이 “가족에게 미안하다”고만 언급해 여론의 질타를 받았던 그는 검찰 조사를 마치고 나올 때는 취재진에게 “나를 지지하고 열심히 했던 참모였다. 마음의 상실감 그리고 배신감 여러가지 다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안 전 지사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러시아·스위스·서울 등에서 수행비서였던 김지은씨를 네 차례 성폭행하고 수시로 성추행 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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