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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치즈인더트랩' 박해진 "유정선배 타이틀, 금방 벗을 것"

배우 박해진(35)이 아닌 '유정 선배'는 상상할 수 없다. 그가 드라마와 영화, 두 작품 모두에 출연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영화에 대한 만족도를 묻자 "생각한 만큼 나온 작품이 하나라도 있을까"라며 정중한 어투로 사실을 집는 것만 봐도 그렇다. 조금은 냉정하고 조금은 낯선 그는 유정과 외모만 닮은 것이 아니었다. 오늘(14일) 개봉한 영화 '치즈인더트랩'에서 유정으로 분한 박해진을 만났다.

 

 

"좀 차갑다. 맺고 끊는 게 현실적이고 냉정한 편이다. 일과 관련한 부분은 물론 친구, 가족, 이성 관계에서까지 차갑다는 얘기를 듣는 편이다. 표현을 유정처럼 하진 않지만 감정선에서 비슷한 부분이 있다. 어려서부터 사회생활을 하니 무시당한 일이 있었다. 처음엔 얘기를 잘 하다가 나이를 알고 나니 상대의 태도가 변하더라. 누군가에게 내가 쉬워 보이면 안 됐다. 쉽게 말 걸 수 있는 사람보다, 조금은 어려운 사람이 되고 싶었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치즈인더트랩'은 드라마로도 방영된 바 있다. 남자 주인공 유정은 모두의 선망을 받는 완벽한 선배지만, 이중적인 면모를 지녀 묘한 분위기를 풍긴다. 박해진은 2시간이라는 시간제한으로 인해 미처 풀어내지 못한 부분들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유정과 홍설이 가장 중요하지만 백인호, 백인하와 유정의 관계도 중요하다. 인호와의 감정이 조금 더 보였으면 어땠을까 한다. 인호와 유정 사이에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애증이 있다. 그런 것들이 삼각관계 구도로만 다뤄질 수밖에 없어서 아쉬웠다."

 

 

데뷔가 화려한 편이었다. 2006년 방영한 KBS 2TV 드라마 '소문난 칠공주'에서 연하남으로 출연, 이태란과 멜로 호흡을 맞췄다. 당시 드라마는 시청률 40%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고 박해진은 그 작품으로 연말 'KBS 연기대상'에서 신인상과 베스트커플상을, 제 34회 백상예술대상에서는 TV부문 남자 신인연기상의 영광을 안았다. 인기는 달콤했지만 박해진은 꽤 오랫동안 '연하남' 타이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연하남을 벗으려고 노력했다. 길을 가면 연하남도 아니고 '설칠이' 혹은 '칠공주' 라는 소리를 들었다. 기분이 안 좋거나, 스트레스를 받은 건 아니었지만 다른 이름으로 불리고 싶다고 생각했다. 연하남을 벗은 지 오래되지 않았는데 이번엔 유정 선배 타이틀을 얻었다. 이것도 벗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금 찍고 있는 드라마 '사자'가 강렬한 작품이라 금방 벗을 수 있을 것 같다. 1인 4역으로 등장한다."

박해진은 '사자'를 통해 2018년을 열심히 달릴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작품으로는 대중과 친숙하지만 사생활은 알려지지 않은 배우다. SNS를 하지 않는 탓이다. 집 밖에 나가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는 그는 취미도 건담 프라모델 수집, 운동화 수집, 인테리어 작업 등으로 내향적인 편이다.

"원래 나이키 에어맥스를 좋아했다. 가장 좋아한 건 '에어맥스 97'이다. 요즘은 레트로가 유행이어서 너무 흔해졌다. 나는 97년에 나온 모델을 아직도 갖고 있다. 지금은 수집했던 운동화를 다 정리했다. 남아있는 건 500여 족 정도다. 건담 프라모델은 다 좋아하는 건 아니다. 유니콘 이런 친구들은 다리도 길고 얼굴도 작아 예쁘다. 내가 모으는 건 딱 하나다. 'RX78-2'다."

 

 

취미 얘기를 시작하자 진중한 얼굴로 '덕심'을 끝없이 쏟아냈다. 의외의 모습이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박해진은 "원래 하나를 파면 끝장을 봐야 하는 성격"이었다.

"싸인 신발에는 관심이 없다. 그런 건 다 부질없다. 내가 신을 것도 아니잖나.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 나는 신발을 엄청 비싼 돈을 들여서 사고 그러진 않는다. 덕후의 기본은 정가에 사는 거다. 수집에 미쳐 있었다. 어릴 땐 삼촌한테 물려 받아 우표를 모았고, 베어 브릭이나 피규어도 모은 적 있다."

그는 진지한 얼굴로 예상치 못한 '훅'을 날려 상대방을 웃게 하는 타입이었다. 본인이 의도한 것이든 아니든, 그건 확실히 박해진만의 매력이었다. 웃음 포인트가 남다른 사람임이 느껴졌다. 한편, 그가 고정으로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은 SBS '패밀리가 떴다'다 유일하다.

"예능에서는 언제 웃어야 할지 몰라서 항상 웃고 있다. 타이밍을 모르면 계속 웃고 있으면 된다. 예전에 '패밀리가 떴다' 할 때는 모든 행동이 조심스러웠다. 편하게 하면 시청자 게시판에서 난리가 났다. 그땐 어려서, 그걸 상처로 받아들였다. 지금은 예능은 예능이라고 생각한다. 편하게 잘할 수 있다. 편집을 잘 해주실 거다."

 

 

코미디를 좋아한다는 그는 언젠가 블랙 코미디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소망도 드러냈다.

"왁자지껄하게 떠들어서 웃기는 것보다, 반복적인 코드가 상황에서 우러난 개그를 좋아한다. 뻔하지 않은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 대한민국 드라마 주인공은 멋있는 역이 대부분이다. 멀쩡하게 생긴 배우가 멀쩡한 역을 하는 게 썩 재밌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사진 제공=마운틴무브먼트스토리

 

에디터 진선  sun27ds@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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