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급 쇼크' 수준이라고 자평한 2·4 대책 발표 후 잠시 주춤했던 서울 아파트값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뒤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집값은 최근까지도 쉬지 않고 올라 무주택자와 정책 당국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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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값은 최근 5주 연속 0.2%대 상승률을 기록하며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해 연말부터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해 올해 1월 첫째 주부터 2월 첫째 주까지 0.06%에서 0.10%까지 매주 상승 폭을 키우다가 수도권 3기 신도시 추가 공급 계획이 담긴 2·4 대책 발표 후 오름폭이 줄기 시작해 4월 첫째 주엔 0.05%까지 진정됐다.

그러나 재보선 기간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지면서 반등했고, 최근까지 매주 상승 폭을 키우며 0.2%대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2018년 2월 이후 3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서울 집값은 강남권 초고가 단지가 끌고, 중저가 아파트가 밀면서 오르는 모양새다.

특히 지난달 말 오세훈 시장이 재건축 층고 제한을 폐지한다는 방침을 구체화하면서 주요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금융권을 통해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금리 인상을 통해 '돈줄 조이기'에 나섰지만 집값을 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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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으로 범위를 확대해도 아파트값 상승률은 최근 7주 연속(0.36%→0.36%→0.37%→0.39%→0.40%→0.40%→0.40%) 역대 최고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 외곽과 수도권 아파트값도 광역급행철도(GTX) 기대감과 3기 신도시 추가 발표 등 호재를 안고 우상향하고 있다.

KB의 월간 아파트값 통계를 기준으로 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서울에서 집값이 가장 크게 오른 지역은 노원구로, 8개월 동안 상승률이 18.00%에 달한다. 이어 도봉구(16.21%), 동작구(14.56%), 마포구(13.50%), 동대문구(12.56%), 구로구(12.46%), 강서구(12.27%), 중랑구(11.20%) 등의 순으로, 외곽 지역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부동산원의 주간 통계 기준 올해 들어 지난주까지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광역시·도는 인천(16.16%)으로, 서울(4.07%) 상승률의 4배에 육박한다. 경기(15.03%)도 서울 상승률의 3.7배에 달한다.

경기에서는 의왕시(30.12%), 시흥시(28.86%), 안양 동안구(26.36%), 안산시(25.19%), 군포시(22.99%), 인천에서는 연수(24.14%)·서구(17.13%) 등 GTX 라인을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했다. 여기에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30일 3차 신규 공공택지의 입지를 추가로 발표하면서 신도시급 공급이 확정된 의왕·군포·안산지구와 화성 진안지구 등 일대 아파트값이 더욱 치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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