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메이크 드라마는 장점 만큼이나 큰 리스크를 감수해야 된다. 특히 원작이 크게 성공할 작품일수록 시청자들의 기대를 충족 시키기 어렵다. tvN ‘마더’ 역시 국내에서도 팬층이 두터운 원작이 있기에, 첫 방송때만 하더라도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종영이 가까워올 수록 ‘마더’가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원작의 큰 골자는 취하되, 국내 정서에 맞는 각색과 작가의 감성이 묻어나는 대사들이 일본의 원작과는 또 다른 ‘마더’를 탄생시켰다.
 

(사진=tvN)

tvN 수목드라마 ‘마더’의 마지막회가 방영된 15일, 신사동에 위치한 카페에서 배우 이보영을 만났다. 평창 동계 올림픽 기간 중에도 결방 한번 없이 16부작을 찍느라 힘들 만도 하건만 생각보다 밝은 표정으로 기자들과 마주했다.

‘마더’는 섬세한 감정 연기를 필요로 하는 장면들이 많은 드라마다. 그만큼 촬영이 힘들지 않았냐는 질문에 이보영은 “촬영 환경이 정말 좋았어요. 10회까지 대본이 나온 상태에서 촬영에 들어갔어요. (허)율이가 있어서 촬영도 되도록 늦은 시간까지 진행하지 않았고요. 대본을 계속 볼 수 있었고, 수면시간이 보장이 돼서 좋았어요. 이렇게만 찍으면 일주일만 있다 다른 작품 또 할 수 있다고 말할 정도였으니까요”라고 말했다.

이보영은 작품이 끝난 후의 이야기를 나누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녀는 “끝나고나서 마음이 너무 아파요. 끝난 게 너무 슬프더라고요. 아마 이번 작품은 후유증이 있을 것 같아요. 아끼던 걸 떠나보낸 느낌이랄까”라며 “'이런 현장을 또 만날 수 있을까?’ ‘이런 작품 또 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면서…”라고 말끝을 흐렸다.

끝나는 일이 슬프다고 느껴질 정도로 애정을 담았던 ‘마더’. 이보영은 모성애에 대한 고민에서 이 드라마를 시작했다. 첫 째를 출산한 후 1년여의 휴식 시간, 엄마로서의 이보영은 주변의 시선에 반발심이 들었다고 한다. “가족은 아무 말이 없는데 주변에서 ’엄마는 이래야 한다’같은 이야기를 많이 하시더라고요. 아기를 안 사랑하는게 아닌데, 아기를 낳은 사람은 난데. 오빠(지성)도 저도 부모가 처음인데 왜 엄마만 이래야 하나 하는 의구심이 들더라고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사진=다니엘에스떼)

이어 “육아를 하면서 스스로 반성을 했던 때도 있어요. 아기를 낳으면 마냥 예쁠 줄만 알았는데, 그렇지는 않더라고요. ‘내가 나쁜 엄만가?’ 싶었어요. 출산 직후에는 내 몸이 아픈 게 먼저였거든요. 근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너무 예뻐요. 엄마도 시간이 만드는거지 싶었어요. 내 아이가 예뻐진 다음부터는 아동학대에 대한 기사만 봐도 눈물이 났어요. 원영이 사건 때는 계속 울었어요”라고 털어놨다. 이런 일련의 과정 끝에 이보영은 ‘마더’를 하기로 결정했다.

이보영은 원작과 다른 결말에 대해 “원작하고 다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해요. 상처받은 아이가 혼자 세상을 살아가라고 하는건 너무 잔인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드라마를 통해 희망을 품고 조금 따뜻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결말이 마음에 들어요”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지금껏 국내 드라마에 없던 새로운 캐릭터를 소화해낸 이보영. 언제라도 자신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들어있는 작품이라면 돌아오겠다는 그녀의 차기작에도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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