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경마장 가는 길’의 작가 하일지(본명 임종주·64)가 강의 중 미투 운동에 대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15일 동덕여대 학내 커뮤니티에 문예창작과 하일지 교수를 규탄하는 글이 올라왔다. 게시물에 따르면 지난 14일 하일지 교수는 1학년 전공필수 강의에서 김유정의 소설 ‘동백꽃’을 자료로 활용하며 수업하던 중 “‘동백꽃’은 처녀가 순진한 총각을 성폭행한 내용이다. 얘(남자 주인공)도 미투해야겠네”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어 안희정 성폭력 사건의 피해여성을 언급하며 욕망이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한 학생이 강의실을 나가자 “미투 운동에 대해 이런 식으로 말하는 것에 분노해서 나간 거겠지. 타인의 의견을 받아들이거나 들을 생각이 없는 사람은 작가가 아니라 사회운동가를 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문예창작과 학생회는 “임종주 교수는 안희정 전 지사 첫 번째 피해자를 대상으로, 사건 맥락과 불통하는 ‘여성의 성적 욕망’에 근거해 이른바 ‘꽃뱀’ 프레임으로 언어적 2차 가해를 저질렀다”며 “미투 운동의 의도를 비하하고 조롱했다.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성명을 냈다.

연합뉴스는 보도를 통해 하일지 교수가 전화 통화를 통해 “소설가는 인간의 진실에 관해 이야기하는 사람이므로 여성의 욕망에 관해서도 얘기하자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며 “불편을 느낀 학생은 학생대로 (성명 형식으로) ‘리포트’를 쓴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바깥까지 알려지며 논란이 되는 것은 의아하고 불쾌하다”고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더불어 “‘동백꽃’ 주인공도 ‘미투해야겠네’”라고 말한 것은 “농담이었다”면서 “교권의 문제 등을 고려했을 때, 학생들한테 사과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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