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다수 대기업이 국내총생산(GDP)의 84%에 해당하는 매출을 기록했지만, 고용에는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대 그룹의 직원 수는 전년 대비 약 8,000명가량 감소했다.

사진=연합뉴스

8일 기업분석 전문기관 한국CXO연구소가 발표한 ‘국내 71개 기업집단 경영 실적 및 고용 분석’ 자료에 따르면, 삼성그룹을 비롯한 국내 71대 기업집단(그룹)의 지난해 매출액 합은 1,607조원을 기록했다. 같은 해 국내 명목 GDP(1,924조원)의 83.5% 수준에 달한다. 

하지만 지난해 71대 기업의 전체 직원 수는 162만명으로 고용보험에 가입된 직장인 1,411만명의 11.5% 수준에 그쳤다. 

특히 10대 그룹의 연간 고용 인원은 오히려 감소했다. 해당 기업들의 지난해 고용인원 수는 96만 5,258명으로 전년 대비 7,687명 줄어들었다. 

이는 롯데그룹발 고용 한파의 영향이 컸다. 롯데그룹 인원수는 같은 기간 9만 1,748명에서 8만 4,295명으로 1년 사이 7,453명이 감소했다. 

롯데그룹은 국내 신종 코로나아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여파와 이커머스 적응 실패로 인해 부진의 늪에 빠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주요 대기업도 채용 계획을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가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올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 121곳 중 67.8%가 “올해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한 명도 채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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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IT 서비스 플랫폼 기업들은 고용을 늘리는 추세다.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고용을 늘리고 있는 기업이 바로 쿠팡이다. 쿠팡은  2019년 12월부터 현재까지 전국 12개 지역(49만평 규모)에 1조 7,760억원을 투자해 약 1만 8,250명을 고용했거나 고용할 계획이다. 

올해 6월만 기준 쿠팡은 5만 3,899명(국민연금가입자수 기준)을 고용하고 있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에 이어 국내 3위를 기록 중이다. 

벤처·스타트업 업계 전체로는 1년 사이 고용이 7만명 가까이 늘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달 1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벤처기업 3만 5,482곳의 고용 인원은 72만 7,498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만 7,238명(10.2%) 증가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국내 기업 환경을 고려할 때 일반 제조업에서 고용을 크게 늘릴 수 있는 여건은 점점 줄고 있다“라며 “전자상거래와 IT 서비스 등 혁신산업에서 얼마나 많은 직원을 더 많이 채용할 수 있는지에 따라 올해 대기업 집단의 고용 성적표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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