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22·세계 26위)이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7·1위)와의 맞대결에서 분전했지만 패배했다.
 

사진=대한테니스협회 제공

16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언 웰스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BNP 파리바오픈 남자단식 8강전에서 정현은 패더러를 상대로 선전했지만 세트스코어 0-2(5-7, 1-6)로 졌다.

이번 대회는 4대 그랜드슬램대회 바로 아래 등급대회인 마스터스 1000 시리즈의 하나로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린다. 23번 시드를 받고 출전한 정현은 3회전(32강전)에서 세계 15위 토마시 베르디흐(33)를 2-0(6-4, 6-4), 16강전에서 세계 34위 파블로 쿠에바스(32)를 2-0(6-1, 6-3)으로 잡으며 쾌조의 컨디션을 보였지만 황제 패더러의 아성을 넘는데는 실패했다.

정현이 올 시즌 벌써 두 번째 패더러와의 대결을 펼쳤다. 지난 1월26일 호주오픈 4강전에서 펼친 첫 대결에서 정현은 발바닥 부상으로 인해 2세트 도중 기권, 아쉬움을 삼켰다.

그로부터 49일 만의 다시 만난 두 선수는 진검승부를 펼쳤다. 몸 상태를 바짝 올린 정현은 그때와 달리 선전했다.

1세트에서 정현은 첫 서브게임을 페더러에게 브레이크 당하면서 0-3으로 끌려지만 4번째 게임부터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1-3 상황에서 맞이한 5번째 게임에선 페더러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해 2-3까지 쫓아갔다. 이후 막상막하의 랠리로 5-5 대등한 대결을 펼쳤다.

하지만 노련한 페더러의 승부수를 막기에 아직 정현은 부족했다. 특히 날카롭고 빠른 서브는 언터처블(Untouchable)이었다. 페더러는 1세트에만 서브에이스를 9개나 기록하며 5-7로 승리다. 그에 반해 정현의 1세트 서브에이스는 0개였다.

1세트를 아쉽게 내준 정현은 2세트에서 다소 무기력했다. 페더러는 특유의 코트 구석구석을 찌르는 공격으로 정현을 압박했고, 결국 정현은 1-6으로 패배다. 페더러는 이날 총 12개의 서브에이스를 기록했다.

비록 패했지만 정현은 올해 자신의 능력을 점점 꽃피우고 있다. 출전한 6개 대회 중 5개 대회에서 8강에 진출했다. ASB 클래식 8강을 시작으로, 호주오픈 4강, 델레이비치오픈 8강, 멕시코오픈 8강, 그리고 이번 대회 8강까지, 5개 대회 연속 8강 진출에 성공하며 ‘라이징 스타’로서 가능성을 입증했다.

정현은 호주오픈 4강 진출 등으로 이번 BNP 파리바오픈 직전까지 상금으로만 77만8546달러(약 8억3000만원)를 벌었다. 이번 대회에선 8강 진출로 상금 16만7195달러(약 1억8000만원)를 확보, 시즌 상금 10억원을 돌파했다.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