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하일지의 미투 피해자 2차 가해 논란에 대한 네티즌의 의견이 팽팽하게 엇갈리며 격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동덕여대 학생들은 수업 중 미투 피해자에 대한 문예창작과 하일지 교수의 발언에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학생회는 공식 성명서를 통해 "하일지 교수는 미투 운동의 의도를 우롱했다"며 “그 뿐만 아니라 본 운동에 동참한 피해자를 언어적 폭력으로 재차 가해하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규탄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어 "하일지 교수가 본 언행의 정당화를 위해 강조한 것은 표현의 자유, 예술 창작의 자유지만 여기서 '자유'란 행위의 '무한대'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현재와 같은 맥락에서의 표현의 자유란 '혐오할 자유'와 그 뜻이 별반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문예창작과 여성학 학회 역시 14일 성명서를 통해 하일지 교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당신이 수업시간에 혹은 학생과의 면담시간에도 줄곧 하는 얘기는 문예창작과만의 특별함"이라며 "그 특별함이라는 것이 교수가 학생들을 상대로 미투운동을 조롱하고 2차 가해를 서슴없이 해대며 처녀와 처녀가 아닌 사람에 대한 당신의 견해를 듣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앞서 14일 동덕여대 학내 커뮤니티에는 하일지 교수가 '미투'운동과 성폭력 가해자를 조롱했다는 내용의 폭로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 다르면 하 교수는 문예창작과 1학년 전공필수 강의인 '소설이란 무엇인가'에서 소설 '동백꽃'을 수업 자료로 활용하며 "점순이가 남자애를 강간한 거야, 성폭행한 거야. 얘도 미투해야겠네"라고 말했다.

또 최근 김지은씨가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것과 관련, 하일지 교수는 "안희정 사건 피해자를 알고보니 이혼녀다. 이혼녀도 욕망이 있을 수 있다"라고 발언했다. 김지은씨가 인터뷰한 이유를 묻는 학생의 질문에는 "결혼해준다고 했으면 안 그랬겠지"라며 "질투심 때문"이라고 답했다.

하일지 교수가 다수의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사과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힌 가운데 이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이 양론화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동덕여대 학생들의 사과 요구에 힘을 실으며 하일지 교수의 파면을 요구하는 반면,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충분히 할 수 있는 발언이라는 반박이 나온 것.
 

(사진=네이버 캡처)

 

 

자신을 전직 교수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흥미 유발을 위한 지나친 언사 등의 지엽말단을 가지고 사회에 일고 있는 격랑을 끌어들어여 교수를 평가하고 몰아내겠다고?”라며 “언론의 자유보다 더 존중되어야 할 대학에서의 학문이 자유가 침해되는 나라가 있다면 그게 나라이고 그런 대학이 대학이냐?”라고 반문했다.
 

 

(사진=네이버 캡처)

이에 반하는 댓글에는 동덕여대 학생으로 추정되는 네티즌이 “제발 떠나주세요. 학생들이 주인인 학교에서 더이상 교수님의 수업을 듣고 싶어하는 학생은 없습니다”라고 글을 남겼다. 그런가하면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는 의견들에 “성희롱과 성폭행의 피해자는 큰 고통을 받은 사람입니다. 말로 칼로 베는 상처를 또 주는것이 표현의 자유인가요? 피해자가 당신 딸이나 여동생 이라도 그런 표현의 자유 할것인가요?”라는 반박성 댓글도 있었다.

하일지 교수가 자신과 관련한 논란에 언론을 통해 적극적으로 입장을 밝히는 가운데, 동덕여대 학생들의 요구대로 공식적인 사과가 이루어질 수 있을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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