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시설을 표방한 편법·변종 수익형부동산이 고분양가에도 청약에 크게 흥행하면서 인근 아파트 시세까지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9월 첫째 주(6일 조사 기준)에 서울 25개 구 가운데 전주 대비 아파트값 상승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강서구(0.30%)로, 21주 연속 상승률 1위를 기록했던 노원구를 제쳤다.

강서구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난 7월부터 10주 연속(0.13%→0.14%→0.20%→0.21%→0.22%→0.23%→0.24%→0.28%→0.29%→0.30%)으로 오름폭을 확대하며 올해 들어 최고치에 이르렀다.

강서구 소재 중개법인 대표는 “지난달 마곡동에서 분양한 생활형숙박시설의 분양가격이 강서구 내 아파트값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컸다”라며 “주거용을 표방한 숙박시설의 분양가와 비교해 아파트값이 훨씬 싸 보인다는 심리가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말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서 분양한 생활형숙박시설 롯데캐슬 르웨스트는 전용면적 49∼111㎡ 총 876실 규모로, 분양가는 8억 100만∼19억 1,700만원에 달한다.

건축법상 주택으로 분류되지 않아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피해 높은 가격에 분양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택에 적용되는 각종 세금·청약·대출·전매 규제를 피할 수 있고, 편법을 동원하면 실질적으로 거주까지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우며 평균 657대 1, 최고 6,049대 1이라는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마곡동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7월부터 르웨스트의 예상 분양가격이 돌면서 주변 아파트값에 영향을 끼쳤다”며 “르웨스트 완판으로 주변 아파트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며 매물이 부족해지고 호가가 크게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르웨스트와 인접한 마곡엠벨리7단지 전용 84.95㎡는 지난달 20일 16억원(7층)에 매매 계약서를 쓰면서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종전 최고가였던 같은 달 5일 14억 9,000만원(2층)과 비교해 보름 새 1억 1,000만원이나 올랐다.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마곡동은 이날 기준으로 최근 두 달 새 아파트 매물이 39.2% 급감해 이 기간 서울에서 매물 감소 폭이 가장 큰 동에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도 최근 고분양가 수익형부동산으로 들썩인 지역은 모두 아파트값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부동산 규제 정책과 공급 부족이 주택 구매 욕구를 자극하면서 주거시설을 표방한 편법·변종 수익형부동산의 탄생을 초래했다”라며 “그 결과 분양가 규제를 받지 않는 비주거시설이 주택가격을 끌어올리는 풍선효과와 부작용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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