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에 이어서…

거의 매회 명장면, 명대사가 등장했지만 세 개의 시즌에서 ‘하드캐리’에 성공한 김소연이 뽑은 장면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오윤희를 살해한 천서진이 스스로에게 도취된 리허설 신이었다.

“시즌3 5회 엔딩이였어요. 흑조같은 드레스를 입고 천서진이 리허설 무대에 오르거든요. 오윤희를 절벽에 밀고나서 자신이 승리자라는 것처럼 완전 도취해 있었어요. 실제로 유진이와 절벽신을 먼저 촬영했고, 감정이 차올라 있는 상태로 무대에 올랐는데 저도 모르게 전율이 느껴지더라고요. 배우 인생을 살면서 이런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장면이 얼마나 될까 싶어서 굉장히 소중했던 촬영이었어요”

펜트하우스에 사는 거의 모든 캐릭터가 확실한 자기 서사를 가지고 있지만, 김소연이 한번쯤 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말한건 ‘공공의 적’ 주단태(엄기준)였다. 죽는 순간까지 자기애로 가득 차 있던 주단태를 김소연은 천서진과는 또다른 결의 악역으로 해석했다.

“천서진과는 또다른 악역인거 같아요. 정말 엄청난 매력이 있어요. 엄기준 오빠 연기에 매우 감탄하고, 저런 연기 해보고 싶다고 생각한 신도 많았어요. 천서진은 아등바등하는 악역이잖아요. 주단태는 굉장히 포스있고 강렬한 악역이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해보고 싶어요”

최종회에서 길었던 머리카락를 스스로 짧게 자르는 천서진. 해당 장면은 김소연이 실제 자신의 머리카락을 자르며 진행됐다. 머리를 기르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는 걸 알지만 배우로서 김소연이 천서진에게 선물을 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고 털어놨다.

“문에 짧은 머리의 서진이 교도소를 나온다고 써있는데 처음엔 가발을 떠올렸어요. 근데 일주일동안 잠을 못 자겠는 거에요. 언제 또 이렇게 큰 관심을 받아보겠나 싶었어요. 아직 저도 거울 볼 때마다 놀라는데 그렇게나마 천서진한테 선물을 주고 싶었어요. 그 촬영을 찍고 났더니 마음이 후련하고 조금 더 몰입이 잘됐던 거 같아요”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시청자들을 코난으로 만들었던 ‘펜트하우스’. 시즌3에는 심수련(이지아)에 대한 천서진의 열등감이 드러나기도 했다. 특히 첫번째 시즌 1회에 등장하기도 했던 피칸파이는 ‘펜트하우스’ 세계관에서 갈등의 시발점으로 지적됐다. 이에 “모든 원흉”으로 피칸파이가 지적된 데 동의하냐는 말에 김소연은 웃음을 보였다.

“심수련이 천서진과 똑같은 피칸파이를 준비 해서도 있지만, 원래 그날 파티 계획은 아무 것도 안 가져오는 거였어요. 그런데 심수련이 가져온 거죠. 가뜩이나 열등감으로 똘똘뭉친 천서진에게 그 피칸파이가 기폭제가 됐다는데 동의합니다. 그런데 그 안에 또 정말 많은 서사가 있었다고 생각해요”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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