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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오늘도 존버하는 당신을 위해

찾아보기 힘든 풍경이 됐지만 과거에는 삼삼오오 모여 골목놀이를 하는 아이들을 볼 수 있었다. 동네마다 이름이나 규칙이 조금씩 달라도 골목놀이를 즐긴 세대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오징어게임.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은 가장 순수했던 시절의 골목놀이를 소환해 삶의 축소판으로 그려냈다.

서사의 중심에 서 있는 기훈(이정재)은 사업실패와 이혼 후 사채빚을 떠안고 있는 인물. 여기에 노모가 딸 생일 선물을 사라며 쥐어준 돈을 들고 경마장으로 달려가는 도박꾼 기질까지 가지고 있다. 우연이 걸려든, 자기 것이 아닌 행운에 만족하는 기훈은 비범함이나 영웅적인 면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주인공이다.

그의 동네 친구이기도 한 상우(박해수)도 크게 다를 바 없다. 동네의 수재로 증권회사에 입사한 후 탄탄 대로를 걸었지만 도박처럼 남의 인생마저 투자에 배팅했고, 결국 감당할 수 없는 빚더미에 올랐다.

그리고 이들과 마찬가지로 더이상 이 사회에서 밀려날 곳도 없는 참가자들이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여하게 된다. 납치돼듯 끌려가 눈을 뜬 공간은 절대적인 규칙이이 지배하는 세계다. 동화처럼 채색된 공간에서 규칙과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참가자들의 모습은 컨베이어 벨트에서 찍어내는 공산품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456명의 참가자들에게는 죄수처럼 고유의 번호가 주어지고, 세모와 네모가 그려진 복면을 쓴 진행자들은 참가자들을 통제하는 감시자처럼 지키고 서 있다. 붉은색 수트를 입은 진행자들은 복면의 익명성, 색이 드러내는 대비로 충분히 위화감을 형성한다.

본격적인 서바이벌이 시작되면서 부터는 우리가 기억하던 오징어 게임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오징어 머리에 도달하기 위해 맹목적으로 달리는 공격자와 이를 막으려는 수비자 간의 치열했던 몸싸움, 승패를 ‘죽고’ ‘사는’ 것에 빗대던 놀이가 생존의 절박함과 닿아있다.

이토록 치열하지만 게임을 지배하는 규칙은 비교적 단순하다. 한번 시작하면 임의로 중단할 수 없고, 거부하면 탈락자가 된다. 공과 수, 어느 쪽이든 '존버'(힘든 상황을 버틴다는 은어)하는 사람이 이길 수 있다. 

‘오징어 게임’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명징한 작품이다. 직관적이지만 유치하지 않고, 재미에 충실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 기훈과 상우 그리고 물성이 강한 캐릭터들의 스토리가 드러나며 서사는 더욱 단단해질 것으로 보인다.

1회는 기훈이라는 주인공의 서사를 쌓아올리고, 시청자를 서바이벌 게임장까지 안내한다. 그리고 이 게임이 앞으로 얼마나 걷잡을 수 없는 스케일으로 번져나갈지 기대를 키운다.

456억을 위해서는 서바이벌이라는 선 안의 세계에서 깽깽이 발로 달리고, 수비수가 달려들더라도 오직 앞만 봐야 한다. 과연 이 서바이벌의 상금을 차지하는 최종 승자가 정말 나올 수 있을까. 결과는 9월 17일, 넷플릭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넷플릭스

강보라 기자  mist.diego@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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