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직장인 A씨는 주차장에 세워둔 차를 운전하려는 순간 “야옹” 소리를 들었다. 자동차에 고양이가 숨어 있다는 것을 직감한 A씨는 차를 여러 번 두드리고 10여분을 기다렸지만 아무 반응이 없었다. 고양이가 나간 줄 안 A씨는 시동을 걸고 출발했는데, 불행히도 나중에야 차량 정비를 받으러 가서 엔진룸 안의 죽은 고양이를 발견하게 됐다. 

 

‘실화냐?’ 소리가 절로 나오는 이야기지만 생각보다 흔히 있는 일이다. 길고양이와 관련된 자동차 안전 캠페인은대부분 겨울철에 많이 진행된다. 날이 추운 겨울에 시동이 막 꺼진 자동차 엔진룸이나 차체 아래로 길고양이가 숨어 들어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 고양이는 추워서뿐 아니라 비를 피하기 위해서도 엔진룸에 종종 들어간다. 때문에 봄비가 자주 오는 봄이나 장마가 있는 여름 또한 조심해야 하는 계절이다. ‘설마 나에게 그런 일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미리미리 대처법을 알아두는 것이 좋다.   

 

★길냥이 살리고 나도 살리는 ‘모닝 노크’

차량 운전자라면 한 번쯤은 들어 봤을 ‘모닝 노크’란, 자동차 안에 혹시 숨어 있을지 모르는 고양이를 내보내기 위해 운전하기 전 자동차를 똑똑 두드리고 시동을 걸라는 캠페인이다. 보통 길고양이는 매우 예민해서 노크를 해 주면 인기척을 알아채고 도망간다.

엔진룸을 두드리는 것은 물론, 차 문을 크게 닫거나 경적을 몇 번 울려주는 행동, 운전석에 앉아 발을 크게 구르는 것도 좋다. 그러나 위에 언급한 A씨처럼 ‘모닝 노크’를 실천한 셈인데도 고양이가 죽는 사고를 당하는 경우도 드물지만 있다.  

 

사진=버팔로;AP 연합뉴스

★도로 위의 대참사, ‘로드킬’ 막으려면?

길고양이뿐 아니라 도로 위에서 야생동물이 치어 죽는 ‘로드킬’도 점점 더 흔해지고 있다. 봄기운에 나들이를 나섰다가 고속도로 위에서 로드킬의 현장을 목격하는 것만으로도 정말 괴로운 일이다. 게다가 갑자기 튀어나온 동물 때문에 놀라서 운전자가 핸들을 잘못 꺾는 바람에 차가 도로에서 이탈하거나 높은 곳에서 떨어져 사망 사고로 이어지는 안타까운 경우도 있었다.

이는 철저한 방어만이 예방책이다. 로드킬이 걱정되는 구간이나 야간 운전인 경우 무조건 서행하고, 놀라더라도 핸들 꺾기가 아닌 브레이크 밟기를 염두에 두고 차를 운행하는 것이 좋다.  

 

'로드킬'을 막기 위한 해외의 표지판.

★이미 사고가 벌어졌다면…수습은? 

불행히도 자동차 안의 길고양이 사망사고나 로드킬이 실제로 벌어졌을 경우의 대처법도 평소에 알아두는 것이 좋다. 자동차 안에서 길고양이가 죽은 경우 일반 정비소나 자동차 AS 센터에서는 사체를 치워주지 않는다. 사체를 방치하면 악취는 물론, 자동차에 심각한 손상을 입힐 수 있으므로 빨리 해결해야 하지만 쉽지 않다. 그나마 해결 가능한 곳이 특수청소 업체다. 범죄 현장, 자살 현장 등을 처리하는 몇몇 특수청소 업체들이 이러한 동물 사체 처리 또한 맡아 주지만, 대부분 상당히 높은 비용 부담을 각오해야 한다. 

로드킬의 경우에도 할 일이 많다. 우선 우왕좌왕하지 말고 비상등을 켠 채로 차를 세운 뒤 사고가 났을 때처럼 뒤쪽에 안전삼각대를 설치한다. 로드킬을 당한 동물이 살아있다면 지역별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로 연락한다. 사망했다면 고속도로에선 한국도로공사 콜센터, 국도나 지방도에선 생활민원서비스(지역번호+120)에 전화한다. 

사체를 수습하려다가 오히려 사람이 사고를 당할 수도 있으니 직접 나서는 것은 금물이지만, 로드킬 현장을 목격한 경우에는 자신이 초래한 사고가 아니어도 신고하는 것이 좋다. 국립생태원에서는 이에 대해 ‘로드킬에 놀란 다른 차량이 현장을 피하려다 사고가 날 수도 있고, 동물 사체 때문에 다른 동물이 현장에 나타나 2차 로드킬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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