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래동화의 원형들은 참으로 잔혹하다고들 한다. 이야기가 생겨나게 된 계기 또한 안타까운 경우가 많고. 캔디맨은 딱 전래동화에 가깝다. 그것도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영화 '캔디맨' (감독: 니아 다코스타/배급: 유니버설 픽쳐스)이 오늘 16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언론시사회를 진행했다. ‘캔디맨’은 거울을 보고 이름을 다섯 번 부르면 나타나는 미지의 존재 캔디맨을 둘러싼 미스터리 공포 영화다.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지난 27일(현지 시간) '캔디맨'은 개봉과 동시에 북미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대체 어떤 영화이기에 '캔디맨'이 북미 관객들을 열광시키는 것일지 짚어봤다.

# 1PICK : 세련된 화면X강렬한 사운드로 관객 숨통을 '쥐락펴락'

영화는 시작부터 아래에서 바라본 차가운 도시의 정경과 황폐화 된 흑인 커뮤니티를 대조시킨다. 조던 필 특유의 현악기와 보컬을 적극 이용해 긴장감을 돋우는 연출 또한 여전하다. 거기에 주인공 안소니 (야히아 압둘 마틴 2세)와 브리아나(테요나 패리스)가 각각 비주얼 아티스트와 큐레이터로 등장하는만큼 셀 수 없이 다양한 예술 작품이 등장해 시각적 재미를 준다.

살인마 캔디맨이 거울 너머에서 불쑥 등장하는 장면에서의 효과음은 관객들로 하여금 숨을 한 번 깊게 들이마시게 만든다. 살해 장면 또한 직접적으로 잔혹하게 묘사되지 않으나, 갈고리에 찍혀나간 선혈, 등으로 공포란 단순 피칠갑으로 느끼게 하는 것이 아님을 품위있게 증명한다.

# 2PICK : '명불허전' 조던 필 유니버스 

크랭크 인 전부터 ‘캔디맨’은 적지 않은 화제를 모았다. 흔치 않은 흑인 여성 감독의 작품이라는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겟아웃’, ‘어스’ 등 인종차별에 대한 메시지와 영화로서의 재미를 동시에 추구하고 이를 이뤄낸 조던 필 감독이 공동각본 제작을 맡았다는게 그 이유.

그 덕분인지 영화 내내 조던 필의 영향력이 진하게 묻어난다. 영화적 재미는 기본이요 인권에 대한 고찰, 직접적 행동을 촉구하는 조던 필 특유의 사회 비판적 색채가 가득 담겨있으니. '겟아웃', '어스'를 흥미롭게 봤던 관객들이라면 '캔디맨' 또한 탁월한 선택이 될 것이다.

# 3PICK : 소외된 이들을 위한 진혼곡

조던 필의 손길이 닿은만큼 캔디맨 또한 그리 단순한 살인마가 아니다. 도리어 시련을 겪은 민중에 의해 만들어진, 수많은 군담소설 속 영웅과도 같은 존재에 비견할 수 있겠다.

탄생 설화부터 남다른 그는 유색 인종을 차별하는 백인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정의의 갈고리를 휘둘러 심판한다. 흑인 예술가라는 이유로 공동체를 오염시킨다는 말을 서슴지 않는 중년 비평가도, 흑인 여학생을 이유없이 괴롭힌 학생들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극 종반부, 관객들은 살인마 캔디맨에게 감정이입을 하는, 괴이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캔디맨에 의해 부패한 경찰들이 일소되는 모습에서 느껴지는 쾌감이란. 

극이 종반부에 치달을수록 관객들로 하여금 살인마 캔디맨을 응원하게 되는 독특한 영화 ‘캔디맨’은 9월 22일 개봉한다. 러닝타임 1시간 31분, 15세 관람가.

사진=영화 캔디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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