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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인 뒷.담.화] 진중권 기고문 Why

정봉주 전 통합민주당 의원은 지난 13일 서울중앙지검에 자신의 성추행 의혹을 보도한 인터넷 매체 프레시안 기자 등에 대해 허위사실유포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프레시안 역시 16일 자사 보도에 ‘대국민 사기극’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공표한 정 전 의원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지난 3월7일 이후 10여 일간에 걸친 ‘진실공방’이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했다. 연이은 반박과 반전에 피로도가 급상승했기 때문이다.

 

사진=채널A '외부자들' 제공

그런데 정 전 의원 측 변호인단은 이날 “결백함을 밝힐 결정적 증거를 확보했다”며 2011년 12월23일 오전 11시54분에 촬영된 서울 마포구 스튜디오에서의 ‘나꼼수’ 녹음 직전 사진을 공개했다. 당일 정 전 의원과 밀착 동행한 사진작가가 촬영한 780여 장 사진 중 하나다.

그러자 프레시안 측은 당시 일정을 동행했다고 주장하는 목격자 민국파씨(‘정봉주와 미래권력들’ 전 카페지기)가 (정 전 의원이)여의도 렉싱턴 호텔에 갔다고 기억하는 오후 1~2시경 찍은 사진이 아니므로 알리바이의 핵심 증거는 아니라고 일축했다.

더 이상의 공방은 없었기에 진실은 검찰 수사와 법정에서 가려질 것으로 기대했다.

그런데 17일 진중권 동양대학교 교양학부 교수가 프레시안에 게재한 기고문으로 판을 다시금 흔들었다. 진 교수는 “프레시안과 정봉주 전 의원 사이에 난데없는 진실게임이 벌어지고 있다. 둘 중에서 진실을 말하고 있는 것은 누구일까”라는 글로 말문을 연 뒤 “대체 피해 여성과 프레시안이 그의 서울시장 출마를 방해함으로써 얻을 게 뭐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정봉주의 시장선거를 좌초시키는 게 피해 여성에게 이익이 되는 경우란 그녀가 실제로 정봉주에게 성추행을 당했을 때뿐이다” “남에게 분 단위의 정확성을 요구하는 정봉주 자신도 성추행이 있었다는 그 시간의 알리바이를 못 대고 있다” “성추행이 일어난 시간을 특정하지 못한다고 있었던 성추행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정봉주의 주장이 허위라고 가정할 경우 적어도 논리적으로 이상한 상황은 벌어지지 않는다. 거짓말 하는 쪽은 정봉주 측이라 보는 게 논리적으로 자연스럽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정 전 의원이 “사소한 디테일을 과도하게 부각시켜 사람들의 논리적 주의력을 흩트려놓는다”며 “옛날부터 길바닥 야바위꾼들이 즐겨 사용해 온 고전적 수법”이라고 세게 비판했다.

다음날인 18일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 정봉주 전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진 교수의 기고문 관련 질문을 받자 “일단 너무 논리적으로 써서 무슨 말씀인지는 잘 모르겠다”며 “핵심은 정봉주는 거짓말할 분명한 이유가 있고, 그 여성기자나 그분들은 거짓말할 이유가 없다는 뜻 같다”고 밝혔다.

이어 “그분들(피해 여성과 프레시안 측)이 첫 번째 기사에서 ‘정봉주를 서울시장에서 떨어뜨려야겠다’고 얘기한다. 확실한 이유 아닌가요?”라며 “진 교수님께서 (증거) 사진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면 친분이 있기 때문에 보여드렸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두 사람은 채널A ‘외부자들’에서 지난 6일 방송분까지 1년 이상 동반 출연했다. 안형환·전여옥 전 의원이 보수진영 패널이었고 둘은 ‘모두까기’ ‘깔대기’란 닉네임으로 진보패널 ‘합’을 맞췄다. 그랬기에 진 교수의 ‘내부자’에 대한 공격은 언론매체에서 흥미롭게 집중 다뤘다.

7년 전 일어난 일이기에 양측에 확실한 ‘증거’와 ‘알리바이’를 대라고 하는 것은 한계가 있었다. 수사기관이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목격자 증언 및 관련자 진술을 통해 입증할 사안을 기사와 보도자료를 통해 공방을 벌였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미스티’였고, 시시각각 이쪽저쪽으로 믿음의 추가 쏠렸다. 그 과정에서 양측은 적잖은 내상을 입었다. 확실한 물증 없이 소모적인 논란만 가중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궁금하다. 왜 진 교수는 진실공방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이를 지켜보던 대중이 혼미해 하던 시기에 이런 기고문을 올리지 않았을까. 그가 지적한 내용 중 “정봉주가 공개한 오전 11시54분에 찍힌 사진이 그가 1시와 2시52분 사이에 렉싱턴 호텔에 없었다는 사실을 증명해주지 않는다”를 제외하곤 당시에 내놨어도 유효한 것들이다.

팽팽히 맞섰던 양측이나 논객의 말보태기보다(별반 도움될 것 같지 않다) 검찰이 진실 규명에 속도를 내주기를 바랄 뿐이다.

 

에디터 용원중  goolis@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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