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이수경이 출연하는 '기적'은 마을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간이역을 만드려고 분투하는 준경(박정민)과 그의 가족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그래서 실제 가족들과 사이는 어떤지 궁금했다.

사진=길스토리이엔티

"저희집 가족 구성원이 많은데, 건조한 사이예요. 영화 속 준경과 태윤(이성민) 사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무뚝뚝한 사이라고 말했으나, 이수경이 '기적'으로 관객들과 만날 수 있었던 건 가족 덕분이었다. 그는 아버지의 적극적인 권유 때문에 연기의 꿈을 키우게 됐다. 

"아빠의 권유로 시작하게 됐어요. 제가 남들 앞에 서는 성격은 아니었어요. 말도 잘 안하는 타입이었는데, 어느 순간 감정이 터졌어요. 거기서 재미를 느꼈고, 주변에서 연기 잘한다고 해주니까 흥미가 생겼어요." 

그렇게 예고로 진학한 이수경. 그때 데뷔작인 단편영화 '여름방학'을 만났다. 그는 '여름방학' 촬영 비하인드를 살짝 공개했다. 

"촬영할 때 수학여행 일정이랑 겹쳤는데, 그걸 포기하고 단편영화를 찍었어요. 수학여행은 못 갔지만 재밌었고 이렇게 연기하는 게 재밌다고 느낀 것 같아요. 후회 안 해요." 

2015년 '차이나타운'을 시작으로 '용순', '특별시민', '침묵', '여우각시별', '기묘한 가족', '로스쿨', 그리고 '기적'까지 이수경은 쉼 없이 달려왔다. 작품마다 한 단계씩 발전한 모습을 보였으나, 그는 "발전에 대한 강박증이 있다"고 솔직하게 고민을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예전보다 스스로 성장한 점도 되돌아봤다. 

사진=길스토리이엔티

"완급조절이 무엇인지 알겠어요. 예전에는 단어로만 알았을 뿐, 마음속 깊이 와닿지 않았어요. 제가 사전에 완벽하게 준비해서 촬영 현장에 가는 타입인데, 그렇다 보니 현장 변수가 생기면 종종 멘탈붕괴를 겪을 때도 있더라고요. 그러면서 사전 준비 50, 현장서 50을 채우는 방법을 조금씩 터득하게 됐어요. 선배님들이 말씀하시는 완급조절이라는 게 생기더라고요." 

이어 '방황하는 칼날' 이후 '기적'으로 오랜만에 재회한 이성민이 남겼던 조언을 이제야 이해했단다. 

"예전에 성민 선배님께 배운 게 하나 있어요. 스태프들이 준비할 때 카메라에 먼저 가 있어라고 하셨어요. 그때는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어요. 촬영 현장을 많이 다니면서 배우나 스태프나 현장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어요. 제가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된 거죠." 

'기적'을 마친 이수경은 내년 목표로 "1년에 작품 3개 찍기"를 세웠을 만큼, 의욕이 념쳤다. 이어 선배 배우인 김혜수, 전도연부터 동갑내기 외국 배우 젠다이아까지 닮고 싶은 롤모델을 꼽으며 닮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도 말했다.

"질리지 않고 편안하게 오래 볼 수 있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어요. 또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아직 제가 사극을 못해봤어요. 노래를 부를 만큼 하고 싶은데 기회가 없었어요. 또 입체적이고 능동적인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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