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챙겨주지 않는 바쁜 일상에서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은 꽤 힘든 일이다. 달콤하고 먹기도 쉬운 과일은 그렇다고 쳐도, 생 채소에는 손이 잘 가지 않는다.

그렇다고 밥상에 올리는 채소 반찬을 늘 준비하기엔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간다. 이 때문에 계속 채소를 피하다가 변비에 시달리게 되는 경우도 많다.

이런 현실 속에 쉽고 간편하게 채소를 섭취하는 방법은 누가 뭐래도 갈아 마시는 것이다. 귀찮고 힘들 것 같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막상 해보면 그렇지 않다. 물론 적절한 도구와 갈아먹을 재료의 준비가 필요하다.

단독으로 갈아 먹기 힘들다면, 각 채소마다 궁합이 맞는 과일이나 물을 비롯한 액체를 추가하는 게 좋다. '레벨 0'에 해당하는 도구 고르기부터 시작해, 난이도 순으로 녹즙 주스를 만들 채소들을 소개해본다. 

 

★Level 0. 믹서기? 착즙기? 선택은?

채소를 갈아 마셔 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면 의외로 도구 선택에서 고민하게 된다. 시중에는 너무 많은 믹서기가 나와 있고, 홈쇼핑 유명 브랜드 ‘휴X’로 대표되는 착즙기, 주서기(Juicer)도 인기있어 보여 ‘선택 장애’를 겪기도 한다.

간단히 말해 믹서기는 재료를 통째로 갈아주는 것이고 착즙기나 주서기는 보통 과육을 압착해 찌꺼기는 남기고 즙만 빼 주는 것을 말한다. 취향대로 고르면 되지만, 채소의 섬유질을 완전히 다 섭취하려면 믹서로 갈아 찌꺼기를 남기지 않고 마시는 것이 좋다.

또한 간단한 채소 주스 만들기만이 목적이라면 주전자형 믹서보다는 컵형 소형 믹서를 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컵 안에서 재료가 갈리는 형태의 컵형 믹서는 갈고 나서 컵을 바로 들고 마실 수 있어 편리하다. 용량이 큰 주전자형 믹서는 많은 재료를 한꺼번에 갈 수 있지만, 따로 즙을 따라 내고 세척하는 과정이 추가돼 번거롭다. 

찾아보면 기능이 다양해 주스뿐 아니라 퓨레, 스무디 등을 만들어 주는 등의 독특한 기기들도 많으니 잘 보고 택하면 된다. 다만, 모든 부품이 전부 잘 분해되고 세척하기가 쉬운지는 반드시 체크하고 구매해야 한다. 

신일의 컵형 소형 믹서기(좌)와 필립스의 주전자, 컵이 모두 있는 혼합형 믹서기(우).

 

★Level 1. 시금치

나물로 자주 무쳐 먹는 시금치는 의외로 갈아먹기에도 좋은 재료다. 향이 그리 많이 강하지 않고 맛도 부드러운 편이다. 건강에도 워낙 좋아 슈퍼푸드로 불린다. 특히 하우스에서 재배한 것보다 ‘노지(밖에서 자란) 시금치’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것이 더 단맛이 나고 영양 가치가 높다고 알려졌다.

흙이 남지 않도록 뿌리 쪽을 잘 씻고, 3등분 정도 해서 갈면 된다. 뿌리 근방은 억세고 섬유질이 많지만 단맛이 나는 부분이므로 기왕이면 버리지 말고 갈도록 한다. 

가장 잘 어울리는 과일은 사과나 바나나다. 산뜻하게 마시려면 사과만 넣고, 포만감과 단맛을 더하고 싶다면 바나나까지 3종류를 넣어 갈아도 좋다. 생각보다 풋내가 많이 나지 않고 상당히 맛있다. 

 

★Level 2. 케일

쌈채소로 식탁에 자주 등장하는 케일은 녹즙으로 해먹기 좋은 대표 채소로도 각광받고 있다. 사과, 바나나, 키위 등 온갖 과일과 다 잘 어울리기는 데다 채소 중 베타카로틴이 가장 많고 다양한 비타민, 칼슘을 함유하고 있는 건강식품이기 때문이다.

진한 녹색으로 이른바 ‘슈렉주스’라는 별명을 얻으며 사랑받는 만큼, 여러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녹즙용 케일 대량 구매가 가능해졌다. 

케일에는 여러 가지 과일이 다 잘 어울리지만, 새콤달콤한 사과가 무난하다. 보통 물을 함께 넣어서 갈아내는데, 물 대신 코코넛워터를 활용하면 조금 더 풍부한 맛이 되어 먹기가 쉬우니 참고하면 좋다. 탄산음료를 좋아한다면 탄산수를 물이나 코코넛워터 대신 넣는 것도 방법이다. 이는 다른 녹즙에도 해당된다. 

 

★Level 3. 양배추

위 기능을 강화하는 데 좋은 양배추는 그 효능이 널리 알려지면서 즙은 물론 환 형태의 영양제로도 많이 등장했다. 그러나 역시 가장 좋은 것은 자연 상태 그대로 섭취하는 것이다. 

일단 양배추는 겹겹으로 둘러싸인 잎 사이에 농약이 잔류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잎 하나하나를 떼어 잘 씻는다. 베이킹소다를 녹인 물에 한참 담갔다 헹구면 좋다.

잘 씻은 다음에는 찜통에 넣어서 한 김 찐 다음 갈아마시는 것을 추천한다. 생양배추를 갈아도 상관없지만, 찌면 한결 부드러워지고 단맛이 더해진다. 냄비에 쪘을 경우 찌는 데 쓴 물을 믹서에 갈 때 다른 재료와 같이 추가하면 영양소를 전부 챙길 수 있다.

사과나 오렌지 등 상큼한 과일과 어울리며, 양배추의 강한 맛 때문에 먹기가 정 힘들다면 시판 액상 요구르트를 넣어주면 맛이 좋아진다. 

 

★Level 4. 셀러리

특유의 향이 강한 셀러리는 보통 씻어서 스틱처럼 마요네즈에 찍어 먹는 방식으로도 즐긴다. 술안주로도 자주 등장한다. 하지만 특별히 셀러리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면 아무래도 이렇게는 많이 먹기 힘들다.

갈아서 먹으면 좀 더 쉽게 소비가 가능하지만, 향이 워낙 강해서 호불호가 많이 갈린다. 잘 어울리는 과일로는 사과, 키위가 꼽히며 녹즙을 맛있게 만드는 만능 과일인 바나나를 충분히 넣어 주면 향을 많이 완화할 수 있다. 

양배추와 마찬가지로 섬유질이 많고 생으로 먹기에 맛이 없을 수도 있어,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가는 것을 추천한다. 지나치게 오래 익히면 영양소가 흐물흐물해져 맛이 없어지니 살짝만 데쳐야 한다는 점을 유념하자. 

 

사진출처=신일, 필립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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