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아파트 거래절벽 상황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며 가격 상승세가 지속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서 이달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628건으로 지난달(4,011건)의 6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주택거래신고일은 계약 후 30일 이내여서 신고 기간이 아직 남아 있지만, 추세로 볼 때 올해 가장 적은 거래량을 기록했던 4월(3,666건)을 밑돌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 업계는 정부의 경고대로 “집값이 오를 만큼 올랐다”고 판단하는 매수자가 많아진 반면 집주인들은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집값을 내리지 않아 거래절벽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집값 고점 논란에도 주요 재건축 추진 단지와 중저가 단지에는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신고가 거래가 속속 이뤄지고 있다.

특히 재건축 단지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재개발·재건축 등의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방침을 구체화하면서 기대감이 더 커지는 분위기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조사 통계에 따르면 서울에서 준공 20년 초과 아파트값은 올해 들어 지난주까지 주간 누적 기준 5.90%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준공 5년 이하인 신축이 3.36% 오른 것과 비교하면 1.8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재건축 사정권에 든 단지의 상승세가 통상 인기 있는 신축 단지보다 더 가파른 것이다.

서울 내 20년 초과 아파트값은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이 7.00%로 가장 많이 올랐고, 이어 동북권 6.24%, 서남권 4.97%, 서북권 4.57%, 도심권 3.49% 등의 순이었다.

동남권에는 압구정·대치·서초·반포·잠실동 등의 주요 재건축 단지가 몰려 있다. 이들 단지가 아파트값 상승을 견인한 셈이다.

동북권에는 노원구 상계동 등의 주공아파트를 중심으로 재건축 추진이 활발하고, 서남권은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아파트를 중심으로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가 몰려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 공개시스템에 신고된 실제 거래에서도 재건축 단지의 상승세는 쉽게 확인된다.

지난해 말 재건축조합 설립 인가를 받은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2차의 경우 전용면적 137.66㎡가 이달 11일 41억원(1층)에 신고가로 거래됐다. 이는 직전 최고가 거래인 4월 35억 4,000만원(4층)과 비교하면 5개월 만에 4억 6,000만원 오른 값이다.

최근 재건축추진위원회를 발족한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도 전용 117.585㎡가 지난달 23일 23억 8,000만원(13층)에 신고가로 거래되면서 연초 대비 3억원∼4억원 올랐다.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76.5㎡ 역시 지난달 12일 25억 4,000만원(6층)에 이어 18일 25억 8,000만원(4층), 25일 26억 4,800만원(6층)에 각각 신고가 거래가 이어졌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 76.79㎡도 지난달 12일 24억원(10층)에 신고가로 거래된 데 이어 그달 31일 24억 2,000만원(5층)에 매매돼 신고가 기록을 한 달에 두 번 다시 썼다.

부동산 관계자는 “정부가 2년 실거주자에게만 재건축 입주권을 주겠다고 발표한 뒤 매수세가 주춤했으나 이 방침이 국회에서 백지화된 뒤 분위기가 다시 돌아왔다”라며 “여기에 최근 노형욱 국토부 장관과 오세훈 시장이 재건축 규제 완화 관련 발언을 이어가면서 가격이 강세를 보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