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에 가서 너무 많은 서적들을 마주하면 무슨 책을 사야할지 막막해지는 순간이 있다. 문학도 충분히 재미있지만 이번 봄에는 사유를 확장시켜주는 논픽션을 읽어보면 어떨까. 최근 보르헤스, 조지 오웰 등 문호들의 논픽션이 서점을 장식하고 있다.

♦︎ 아르헨티나 사람들의 언어(저자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민음사)
 

20세기 가장 중요한 작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논픽션 전집이 출간됐다. ‘아르헨티나 사람들의 언어’는 올 하반기까지 완간을 계획한 총 7권 중 1권이다. 우리에게 소설가로 잘 알려진 보르헤스는 라틴아메리카에서 산문 작가로도 명성을 떨쳤다. 당대 작가의 전기, 철학 사상, 아르헨티나의 탱고, 민속학, 국가 정치 및 문화, 리뷰 등 다양한 주제와 형식의 산문을 통해 보르헤스를 만날 수 있다.

 

♦︎ 사진에 대하여(저자 발터 벤야민, 에스터 레슬리/위즈덤하우스)
 

독일 문예이론가 발터 벤야민이 사진을 주제로 쓴 글들이 엮여 한 권의 책으로 완성됐다. 20세기 초반 유럽에서 사진은 이미 일상생활에 깊숙이 들어온 상태였다. 신문의 삽화가 사진으로 바뀌었고, 전통적 의미의 회화가 사진에 위협받고 있었다. 그러나 벤야민은 새로운 예술 형식으로서 사진의 정치적·미학적 가능성에 주목했다. 현실을 이상화하는 기존 예술이 기만적이라면 사진은 현실을 폭로한다. 거의 무한에 가까운 복제를 통해 대상을 대중의 눈앞에 가져다 놓는 사진은 전통적 예술 작품의 아우라를 해체할 수도 있다. ‘사진에 대하여’는 사진의 가능성에 대한 벤야민의 선구적 사유를 마주할 수 있다.

 

♦︎ 더 저널리스트(저자 조지오웰/한빛비즈)
 

'1984'와 '동물농장' 등을 쓴 조지 오웰은 영국 일간지 트리뷴에 근무하며 매주 칼럼을 쓰는 등 저널리스트로도 활동했다. 책은 오웰이 저널리스트로서 쓴 기사와 칼럼, 기고문 중 그의 철학이 잘 드러나는 글 57편을 묶었다. 글들을 엮고 옮긴 김영진씨는 "오웰은 지금 우리 사회가 무엇을 지향해야 하며 이때 지식과 진실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했다"면서 "오웰의 통찰력이 담긴 지적과 제안은 지금의 우리 모습을 되돌아보는 데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 글쓰는 여자의 탄생 (저자 나혜석/민음사)
 

‘글쓰는 여자의 탄생’은 한국 근대 페미니즘 작가 나혜석의 페미니즘 걸작선이다. 열일곱 편의 소설, 논설, 수필, 대담을 가려 뽑고 현대어로 순화한 책이다. 나혜석의 삶을 나혜석 자신의 글로 읽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보다 나은 독서 경험을 제공한다. 나혜석은 자기 생애를 스스로 공개적으로 이야기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나혜석은 페미니즘의 기수로서 충분한 자격을 갖추었다. 또한 나혜석은 여성이 글을 쓰는 행위 자체가 사회적 실천이라고 믿었다.

사진=예스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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