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감독들의 재기 넘치는 연출로 시네필의 눈길을 끈 저예산 영화들이 6월 극장가를 찾는다. 블록버스터의 물량 공세에도 꿋꿋이 자신만의 길을 선택한 저예산영화 4편이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주목된다.

 

 

1. 우리들

혼자가 되고 싶지 않은 외톨이 선(최수인)과 비밀을 가진 전학생 지아(설혜인)의 복잡미묘한 여름을 그린 영화 ‘우리들’은 표현에 서툴고, 상처 많은 관객들의 마음을 전유하며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소녀들의 사랑과 미움, 질투를 섬세한 연출로 그려냈다.

연출을 맡은 윤가은 감독은 2011년 ‘손님’으로 ‘단편영화제의 칸’이라 불리는 클레르몽페랑 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 2013년 ‘콩나물’로 베를린국제영화제 수정곰상을 받으며 “한국의 고레에다 히로카즈”란 극찬을 들은 바 있다. 이번 ‘우리들’은 대한민국 대표 시네아스트 이창동 감독이 기획 총괄로 참여해 작품성에 대한 신뢰를 더했다. 러닝타임 1시간 34분. 전체 관람가. 16일 개봉.

 

 

2. 사랑은 없다

40대 가장인 동하(김보성)는 영화배우다. 한동안 대표작을 내지 못한 한물간 배우지만 한때는 잘나갔다고 자위하며 살아간다. 어느 날 그런 동하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오며 일상에 작은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30년 만에 만나는 첫사랑, 오랜만의 설렘. 그녀를 향해 피어오르는 감정과 가정을 지키고자하는 책임감이 동하 앞에 직면한다. 그리고 그런 그에게 10년 만에 영화를 캐스팅이 들어온다.

‘모태의리남’ 김보성이 2003년 ‘최후의 만찬’ 이후 13년 만에 한국에서 영화를 찍었다. 그것도 주특기인 액션이 아닌 멜로다. 중년들이 공감할 수 있는 현실적 이야기에 예상외의 섬세한 연기를 얹어 놀라움을 자아낸다. 러닝타임 1시간 26분. 15세 관람가. 16일 개봉.

 

 

3. 삼례

신작 구상을 위해 삼례로 내려간 영화감독 승우(이선호)는 그곳에서 소녀 희인(김보라)을 만난다. 희인의 신비로운 기운과 당돌함에 매력을 느낀 승우는 그녀와 함께 특별한 삼례 여정을 시작한다.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승우는 삼례와 희인에 점점 빠져들며 꿈과 현실을 넘나드는 기이한 영감에 이끌린다.

2012년 ‘원시림’으로 데뷔한 이현정 감독 세 번째 장편이다. 독특한 실험정신으로 영화를 예술 매체로 승화시킨 이 감독은 한국 정서를 바탕으로 신화적 이미지와 현재 사회적 현상을 카메라에 섬세하게 옮겨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번 ‘삼례’에서도 두 남녀의 몽환적 스토리와 그 지역이 갖는 특별한 의미를 구현해 시네필의 기대를 더하고 있다. 러닝타임 1시간 34분. 15세 관람가. 23일 개봉.

 

 

4. 우리 연애의 이력

화려한 재기를 꿈꾸는 여배우 우연이(전혜빈)와 영화 감독을 꿈꾸는 만년 조연출 선재(신민철)는 짧은 사랑의 종지부를 찍는다. 동료이자 친구로 돌아간 그들은 서로의 꿈을 위해 공동 시나리오 작업에 돌입한다. 그러나 그들의 시나리오가 영화로 탄생할 수 있는 기회의 순간, 둘 사이는 예상치 못한 위기가 닥치게 된다. 사랑과 우정 사이에 머문 둘의 끝은 해피엔딩이 될 수 있을까?

이별했지만 헤어지지 못하는 두 남녀의 웃픈 로맨스 ‘우리 연애의 이력’은 끈적한 집착 가득한 현실 속 사랑을 고스란히 옮겨 관객들의 공감을 환기한다. 여기에 조성은 감독이 여성 감독 특유의 세심한 미장센과 꼼꼼한 카메라 워킹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러닝타임 1시간 41분. 15세 관람가. 2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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