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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와이프] 싱글용인데 나한테도 매력있는 것들

언젠가부터 집 근처 마트에 가면 반드시 확인하고 있는 대로 사 오는 품목이 있습니다. 바로 ‘한끼 볶음밥 채소’인데요, 볶음밥에 들어가야 하는 감자, 호박, 양파, 당근 등을 잘게 다져서 진공포장해 놓은 제품입니다.

1000원 근방의 저렴한 가격인 데다, 당장 먹지 않아도 얼려 뒀다가 프라이팬에 볶으면 쉽게 볶음밥을 만들 수가 있어서 아주 편리합니다. 이밖에도 통으로 사먹기 쉽지 않은 단호박 등 큰 채소를 한 조각씩 포장해 파는 것도 참 유용합니다.

즐겨 가는 온라인 마켓에서는 최근 1인 가구를 위한 섹션을 따로 만들었습니다. 살 것이 없어도 둘러보면 재미있게 페이지를 꾸며 놓아서 볼 때마다 ‘마케팅을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혼자의 낙(樂)서’라는 타이틀로, 혼자 사는 삶과 어울리는 상품과 짧은 글을 공유해 감성을 자극한다든지, ‘혼자 고치는 사람은 멋지다’며 셀프 집수리 ‘꿀팁’과 이에 필요한 공구를 모아 소개하는 방식입니다. 혼자 전등을 달고 집을 꾸미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셀프 인테리어’ 소품 코너도 만들어졌습니다.

처음에는 “‘1인 가구용’이 4인 가족인 우리 집에 뭐가 필요하겠어?”라고 생각했는데 자꾸 볼 때마다 눈길이 가더니 얼마 전에는 셀프 인테리어 코너에서 결국 필요한 물품을 샀습니다. ‘혼자’ 사는 데 필요하다지만, 알뜰하고 편리하게 집안을 꾸려야 하는 4인 가족에게도 필요한 거였습니다.

혼자 살려면 스스로 해야 할 일이 많아진다고 하지만, 사실 가족을 거느리고 있으면 집안일의 양은 당연히 더 많습니다. 그런데 그 많은 일을 하는 데 유용한 품목들을 종종 ‘싱글용’ 코너에서 만나게 되니 재미있는 현상입니다.

싱글 열풍이 지금처럼 불기 전에는, 온라인 쇼핑이나 대형마트의 편의성이 지금만큼 발전하지 않아서 더 그랬을 수도 있지만 수많은 옵션 중에서 생활에 꼭 필요한 것을 고르기가 오히려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좁은 공간에 살며 시간 여유도 없는 싱글족들에게 필요한 기능만 갖춰 효율적이고 슬림해서 자리도 차지하지 않는 물건들이 소개되기 시작하자, 4인 가족의 일원임에도 그쪽으로 눈길이 가더군요.

아닌 집도 있겠지만, 지금 사는 집은 싱글의 공간활용에 좋다고 입소문 난 소파베드와 안락의자, 확장식 테이블 등으로 아주 알차게 꾸며져 있습니다. 생각해 보니 전부 최근 5년 이내에 싱글 열풍과 함께 집에 들여놨습니다.

사람은 모두 섬이지만, 그 섬은 연결돼 있다고 하는 어느 영화의 대사가 있습니다. 혼자일 수밖에 없는 인생이지만, 내가 좋은 것을 발견하고 그것이 널리 알려지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결국 좋게 마련이지요.

싱글 열풍 덕에 생활의 편리가 좀 더 나아졌다는 생각으로 '여러 싱글들과 연결된 듯하다'고 말하면 좀 지나치겠지만, 이쯤이면 식품부터 살림까지 알찬 것들을 골라 제안해준 셈인 싱글들에게 고맙다고 인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에디터 이예은  yeeuney@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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