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뮌헨의 중심인 마리엔광장을 가려고 나서려던 참이었다. 날씨를 확인하려고 창문을 열었는데, 나뭇가지 사이로 우중충한 하늘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눈이 쏟아질 것 같은 날씨였다.
어김없이 숙소 창밖의 풍경도 찰칵.
유럽을 여행하다 보면 지겨울 정도로 많이 마주하게 되는 건물은 성당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라를 옮겨 갈 때마다 빠짐없이 들어가보게 되는 이유는 워낙 많기도 하지만, 화려하고 웅장한 압도적인 느낌 때문일테다.
조용히 뒤에서 바라보다가, 옆자리로 가서 앉아 보았다. 종교는 없지만, 당시 내겐 답답함과 간절함이 언제나 따라다녔기에 기도를 했다.
스스로 간절함을 느껴서일까. 나 못지 않게 간절해보이는 사람들에게 저절로 시선이 갔다.
점심 식사는 독일식 족발로 유명한 슈바인학센과 흑맥주로 간단히 떼웠다. 크리스마스마켓이 열려 길거리는 사람들로 북적북적했다. 사람이 많은 걸 좋아하지 않는 나는 잠시 인적 드문 굴다리에 머무르기도 했다.
정해진 시간에 춤추는 인형이 나온다는 신 시청사 시계탑을 보려고 발걸음을 옮겼다. 매일 오전 11시에 10분간 작동하고, 5월1일부터 10월31일까지는 낮 12시와 오후 5시에도 작동한다. 하지만 내가 간 12월에는 오후 5시에도 작동을 했다.
노래가 나오며 인형들이 춤을 추는 그 10분간은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모두 핸드폰을 들어 사진을 찍었고, 나 또한 이 귀여운 광경을 영상으로 남겼다.
시계탑을 바라보다가 옆을 돌아봤다. 어느 할아버지가 흐믓한 미소로 나를 바라보고 계셨다. 그 모습을 보고있자니, 나도 괜스레 미소가 나와 할아버지를 찍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신기하게도 독일에 머무르는 동안 그 미소가 하루도 잊혀지지 않았다. 마리엔광장에서 봤든 그 무엇보다도, 내겐 더욱 기억에 남는 장면이다.
뮌헨, 마리엔 광장에서의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