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끝난 오후, 집에 돌아오면 TV부터 틀던 유년시절이 까마득하다. 이젠 새벽부터 일어나 밤 늦게까지 일만 하느라 고단한 시간들을 보내는 현대인들을 위해 조금은 특별하게 쓰여진 도서들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빨강머리 앤' '보노보노' '곰돌이 푸' 등의 인기 애니메이션들이 속속 에세이로 재탄생하고 있다. 그때 그 시절 보고 들었던 그들의 대사들이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우리의 삶을 따스히 어루만져준다.

 

사진 = 아르테 제공

2016년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백영옥 / arte)은 1980~1990년대 유년기를 보낸 한국 독자들에게 잊지 못할 주억으로 남은 애니메이션 '빨강머리 앤'이 전하는 말들을 엮은 책이다. 해당 만화는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고전 '그린 게이블의 앤'을 원작으로 1979년 일본 후지TV가 '명작극장'으로 제작, 1980~1990년대에 국내에서도 방영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소설 속 앤이 아닌, 지브리 애니메이션 속의 '빨강머리 앤'이 더욱 익숙한 작가 백영옥은 앤과 함께 나눈 작은 기쁨부터 큰 슬픔까지 모두 책으로 담았다. 인생의 가장 힘겨웠던 고비가 찾아올 떄마다 뜻밖의 위안과 웃음과 눈물을 선물한 앤. 그녀의 이야기를 일과 연애와 꿈의 좌절에 끊임없이 맞닥뜨리게 될 우리를 격려하는 말로 되살려냈다. 

 

사진=YES24 제공

지난해 5월 출간된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김신회 作 / 놀)는 귀여운 물개 캐릭터 '보노보노'를 즐겨보던 세대인 2030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서툰 어른들을 위한 에세이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는 김신회 작가가 보노보노를 천천히 음미해 읽으며, 아직도 서툴기만 한 우리들을 위로해줄 문장들을 끄집어내 엮은 책이다. 어린 시절엔 마냥 엉뚱하고 귀엽게 느껴졌던 보노보노 속 에피소드와 대사들이 어른이 된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최근에는 '보노보노'의 원작자 이가라시 미키오의 에세이 '보노보노의 인생상담'도 출간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보노보노의 인생상담'은 보노보노 공식 웹사이트인 '보노넷'에서 모집한 고민과 답변을 토대로 집필됐다. 해당 도서는세상살이에 지친 독자들의 고민을 보노보노의 시선으로 따뜻하게 어루만진다.

 

사진=알에이치코리아 공식 블로그

최근 예스24에서 4월 1주 종합 베스트셀러에 등극한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아직 행복을 기다리는 우리에게'(알에이치코리아)는 월트 디즈니 인기 캐릭터 ‘곰돌이 푸’가 전하는 행복한 삶을 위한 작은 조언을 담은 에세이다. 곰돌이 푸의 긍정적인 메시지와 ‘나의 삶은 나의 방식으로 정한다’라고 말했던 독일 철학자 니체의 말 중 지금을 살고있는 현대인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조언들을 한데 모았다. 

무엇을 할 때 행복했는지에 대한 기억도 점차 흐려졌다면 읽기 좋은 책이다. 책의 페이지를 열면, 귀엽고 느슨한 미소를 지은 곰돌이 푸가 ‘너무 걱정하지 마. 다 잘 될 거야’라고 말하며 우리에게 위로를 건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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