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나 홀로 유럽’(231프로젝트 펴냄)은 만화가 백원달의 두 번째 책이다. 전작 ‘소녀가 여행하는 법’에서 소심하고 겁 많은 원달이와 걱정 없고 쿨한 개미 두 여자의 아슬아슬한 동남아 배낭여행 이야기를 담아 여성 싱글족들에게 공감을 받았던 백원달 작가가 이번엔 나 홀로 유럽으로 떠난 배낭여행 이야기를 다뤘다.

 

어린 시절 ‘언젠가 유럽에 가보고 싶다’는 막연한 희망을 품었던 원달이가 학교를 졸업하고 미술학원에서 일하며 잊고 지냈던 유럽여행의 꿈을 다시 끄집어 낸 것은 어린 학생들의 ‘선생님은 꿈이 뭐에요?’라는 질문 때문이었다.

어른이 돼서는 쉽게 말하지 않는 ‘꿈’이라는 단어를 듣고 ‘난 뭘 하고 싶었지’를 되새긴 원달은 자신의 막연한 희망을 실행해 보기로 결심한다. 겁쟁이에 영어도 못하며 체력도 약하고 혹시 모를 사고에 대한 두려움도 크며 모아둔 돈도 넉넉하지 않지만 원달은 유럽으로 떠난다.

유럽대륙에서 첫 번째로 만난 영국 런던, 악명 높았지만 두근두근 만남이 있었던 스페인, 홀로 떠난 외로움을 느끼게 하는 낭만적인 프랑스, 아름답지만 체력과 싸움을 해야 했던 알프스 정상과 패러글라이딩을 해냈던 스위스, 아름다운 풍광과 카우치 서핑으로 새로운 인연에 대한 즐거움까지 느끼게 해준 이탈리아까지 그녀의 여정은 소소하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에피소드로 가득하다.

여행 만화가이자 ‘작심삼일 운동툰’이라는 일상툰을 코미카에서 연재한 웹툰작가 백원달은 “여행은 ‘어린왕자’에 나오는 여우의 밀밭과 닮았다”고 말한다. 어린왕자를 만나기 전 여우에게 금빛 밀밭은 아무 의미도 없었지만 어린왕자와 친구가 된 후 여우는 금빛 밀밭을 바라보며 어린왕자의 금빛 머리칼을 떠올리게 된다. 이처럼 의미 없던 평범한 일상이 여행을 통해 특별해지고 여행을 통해 일상을 소중하게 여기게 되는 것이 바로 여행의 의미가 아닐까. ‘나 홀로 유럽’은 여행을 떠나고 싶은 사람뿐만 아니라 현재의 일상을 소중히 여기고 싶은 이에게도 추천할 만한 책이다.

 

사진= 아이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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