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내용의 개헌안 프린트물로 인해 심야 안방극장에 어이상실 대폭소가 터졌다.

 

 

11일 방송된 MBC '100분 토론'에서는 '대통령제 vs 책임총리제, 30년 만의 개헌 가능할까'를 주제로 열띤 토론이 펼쳐졌다. 이날 패널로는 유시민 작가와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과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진영 간 짝을 이뤄 출연했다.

방송 후반부 개헌안에 거론된 ‘토지공개념’ 관련 논의 도중 유시민 작가가 자유한국당에서 주장하는 ‘사회주의 헌법’의 허구성을 주장하던 상황. 장영수 교수가 “개헌안에 법률에 따른다는 제한 조항이 없다”며 위험성을 지적하자 유 작가는 “왜 없어요? 여기 있는데”라고 프린트물을 읽어내려 갔다. 박주민 의원 역시 “여기 있는대요”라고 거들었다.

장 교수와 나 의원은 순간 당황한 표정을 지었고 곧이어 나 의원이 “무슨 소리냐.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유 작가는 “전 청와대 홈페이지에서 PDF 파일로 출력해 온 건대 어디서 가져오신 거예요?”라고 묻자 나경원 의원은 “우리 직원들이 가져온 건대...”라고 황망해 했다. 시민토론단 사이에선 황당한 웃음이 물결쳤고, 진행자인 윤도한 MBC 논설위원은 황급히 “시간이 오바됐다”며 어색한 상황을 마무리했다.

방송 클로징 자막이 흐르던 순간 유시민 작가는 다시 한번 나경원 의원에게 “그 자료 어디서 가져오신 거예요?”라고 물으며 준비 자료의 신뢰성에 쐐기를 박는 발언을 날렸다.

방송 이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이건 무슨 시츄에이션?” “내가 보기에 나경원과 장영수는 같은 날조 개헌안을 들고 온 것 같다” “직원들이 뽑아줬다고 하는데 무슨 자료를 보고 인쇄한 건지 '절레절레'다” "판사출신 나경원, 법학교수 장영수에게 경제학 공부한 유시민이 법학 강의 제대로 하네" “사실관계는 개헌안 조문을 바로 확인하면 되는데 왜 다음주로 미룬 걸까?” 등의 글들이 쏟아졌다.

한편 이날 유시민 작가와 나경원 의원은 시종일관 날선 공방을 펼쳤다. 유 작가는 "권력 구조 문제 관련해 대통령제 선호도가 왜 높은지를 보면, 20년 동안 권력 구조 문제에 대한 국민 여론이 어떻게 변해 왔는지를 살펴야 한다"며 "1960년대에 의원내각제를 안 해본 것도 아니다. 연임제든 중임제든 대통령제 여론은 늘 3분의2 이상이다. 내각제 자체가 우리에게 안 맞는다고 생각하는 건 국회가 믿음직스럽지 못하기 때문이다. 시대정신으로 보기에 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나경원 의원은 "1987년 개헌은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쟁취했고, 민주주의 절차 시작을 알렸다. 이번 개헌은 민주주의를 공고히 하기 위함이다. 대통령 권력 오남용을 어떻게 분산시킬지가 핵심이다. 이걸 대통령제로 할 것인지, 의원내각제에서 할 것인지 여부와 별개로 분산시켜야 한다"며 “현재 의회가 비난의 화살을 받는 기구로 전락했지만, 우리는 3권분립된 나라다. 입법부가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사진= MBC '100분토론'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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