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한국 팬들에게 합장으로 인사해 인종차별 논란에 올랐다.

 

(사진=연합뉴스, EPA)

 

11일 오후 영화 '어벤져스3: 인피니티 워'의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 톰 홀랜드, 폼 클레멘티에프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입국했다.

이날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두 손을 모은 '합장'으로 취재진과 팬들에게 인사했다.

합장은 불교에서 행하는 경례법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흔하게 사용하는 인사법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두 손을 모으는 행위는 한국에서 인사가 아닌 사과를 의미한다.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합장 인사를 본 누리꾼들은 서양 배우가 합장으로 인사하는 것은 오리엔탈리즘에 기반한 광의의 인종 차별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동양이라면 누구나 다 합장으로 인사할 것이라는 무지와 편견에서 비롯한 오만한 행위라는 주장이다.

특히,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기득권 계층인 할리우드 백인 남성 배우라는 점에서 이같은 지적은 목소리가 더욱 높다.

누리꾼들은 "무식하고 예의없다", "남의 나라 오는데 인사법도 안 배우고 오는 건 어느 나라 예의냐", "한중일 동북아 3국 그 어디에서도 합장 인사를 하지 않는다", "베네딕트 컴버배치 사과해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최근 내한한 미국 가수 케이티 페리가 허리를 숙이는 한국식 인사를 선보였던 것과 비교하기도 했다.

그러나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불교에 관심이 많아서라는 의견도 있다. 영화 홍보사 관계자는 싱글리스트와의 전화를 통해 "컴버배치가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촬영 후부터 불교 문화에 관심이 있었다. 합장에 대해서는 (인종 차별의) 의도와 의미가 없다. 팬들을 향해 정중하게 인사하는 그의 표현 방식이었다. 현장에서 팬들 반응도 좋았다"고 입장을 전했다.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과거에도 미국 토크쇼 '태비스 스마일리(Tavis Smiley)'에 출연해 영국 영화의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주제로 대화를 나누다 "영국서는 흑인 배우(coloured actors)가 일하기 힘들어 내 친구들이 미국에서 더 많은 기회를 잡는다. 변화가 필요하다"고 발언해 인종차별 논란에 오르기도 했다.

언뜻 보기에 영국 영화계의 인종 차별에 대해 비난한 것 같아 보였지만, 반인종차별주의자들은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유색인종’(coloured)'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을 문제삼았다. 'coloured'는 흑인에 대한 모욕적이고 시대착오적인 용어라는 비판을 받는 표현이다.

이후 컴버배치는 이 논란에 "진심으로 사과한다. 그런 피해를 주고 바보같은 짓을 한데 대해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사과했다.

한편, 해외 스타가 한국을 방문하며 합장으로 인사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톰 히들스턴, 키아누 리브스, 고든 램지 등도 합장을 해 비난을 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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