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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저씨’ 향한 끝없는 논란, 불편이 불편을 만들다

지난 11일 영등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드라마 ‘나의 아저씨’(연출 김원석/극본 박해영)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16부작인 ‘나의 아저씨’는 이제 분기점을 돌아 후반부로 향해가는 상태. 화제성에 비해 시청률이 다소 낮지만 큰 폭락 없이 안정적으로 방영이 이어지고 있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주연배우 이지은, 이선균, 박호산, 송새벽은 극 중 배역의 옷을 그대로 입고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선균은 “이지은 씨가 이렇게 하자고 제안을 했고, 배우들 뜻이 모아져서 이렇게 나오게 됐다”고 전했다. 배우들 중 가장 나이가 어린 이지은을 향한 선배들의 배려와 친절이 돋보이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런 화기애애한 팀워크와 달리 기자간담회의 분위기는 싸늘하게 흘러갔다. 극 중 이지안(이지은 분)의 도청, 사채업자 이광일(장기용 분)의 폭행 등 일부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됐던 부분에 질문이 집중됐다.

김원석 감독은 “도청이나 폭력, 절도를 미화하고 조장하기 위한 게 아니라는 걸 드라마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런 과정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를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논란에 대한 질문이 꼬리를 물었다. 특히 이지은에 대한 논란이 직접적으로 거론되자 김원석 감독은 눈물을 보였다.
 


‘나의 아저씨’는 방영 전부터 숱한 논란에 휩싸여 왔던 드라마다. 특히 20대 여성 이지안과 40대 남성 박동훈(이선균 분)이 문제가 됐다.

이지은은 지난 2015년 발표한 노래 ‘제제’는 모티프가 된 소설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의 주인공 5살 꼬마 제제 가사를 선정적으로 다룬다는 비난을 받았다. 당시 소아성애를 자극하는 로리타 콘셉트를 고수한다는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전례까지 더해져 거세진 비난은 방영이 시작되며 더욱 가속화됐다. 특히 사채업자 이광일이 자신을 폭행하자 이지안이 “너 나 좋아하지”라고 묻는 장면을 두고 데이트 폭력을 미화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러나 드라마를 봤다면 누구나 이 장면에서 이지안의 대사가 그를 도발하려는 반어법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진=tvN '나의 아저씨')


도청이라는 설정 자체도 마찬가지다. 도청은 이미 여러 영화에서 ‘장치’로 사용돼왔다. 실제 영화 ‘타인의 삶’은 도청이라는 소재를 전면에 내세우고도 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했다. 물론 드라마와 영화의 화법이 다르기는 하지만 말 그대로 장치일 뿐 행위 자체에 대한 해석이 아니다. 도청이 비윤리적이라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렇기에 이지안에게 도청을 부탁한 도준영(김영민 분)도 돈까지 건네며 ‘은밀하게’ 부탁을 한다.

사실 드라마, 혹은 미디어에 있어 도덕적 기준을 특정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장르물이 대세를 이루며 드라마에서도 폭력적인 장면의 강도가 훨씬 세진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나의 아저씨’에는 왜 이토록 많은 비난이 뒤따를까. 이지은이 언급한 대로 “극중 배역 이지안과 배우 아이유가 만났을 때 가중되는 논란”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젠더 이슈에 예민한 시국에 여성 캐릭터를 드라마에서 묘사하는 방법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오간다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극중 배역에 대한 설정, 그리고 장치에까지 엄격한 잣대를 댄다면 다양성이라는 항목을 시청자가 스스로 지워버리는 건 아닐까.

드라마는 이제 이지안과 박동훈이 서로의 삶을 연민하고, 응원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당일 방송분이 지나면 종영까지 8회가 남은 상황. 당초 우려하던 20살차 러브라인의 흔적은 찾아보기가 힘들다. 물론 드라마 해석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지만, 조금은 다양한 시선에서 이를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강보라 기자  mist.diego@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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