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연석(32)이 순정남 이미지를 깨트리고 플레이보이로 돌아왔다. 

영화 '그날의 분위기'는 부산행 KTX 열차에서 우연히 옆자리에 앉게 된 재현(유연석)과 수정(문채원)의 에피소드를 다룬 영화다. 작업률 100%의 재현과 철벽녀 수정의 분위기가 곧 사랑에 빠질듯 야릇하다. 13일 유연석이 삼청동 카페에 감돌던 그날의 분위기는 영화와 달리 차분했다. 

 

 

 

1. 그날의 분위기

영화 '그날의 분위기'는 원나잇을 두고 펼쳐지는 두 남녀의 밝고 유쾌한 사랑얘기를 그리고 있다. 오고가는 대사들이 진솔하고 꾸밈없어 유쾌하다. "요즘 로맨틱 코미디 장르가 적다 보니 '그날의 분위기'가 많이 사랑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씬 안에서 주고받는 대사라든지, 우리가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등을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2. 시나리오

초반 시나리오는 훨씬 원색적이었다. 초반과 많이 바뀐 시나리오를 되돌리고 싶어했다. "처음에 대본 받았을 때엔 날것 같은 대사들이 좋았어요. 촬영을 앞두고 각색을 하면서 다 가다듬어진 거죠. 새빨간색이 핑크색이 되었다고 해야하나?(웃음) 오히려 되돌린 편이에요. 여배우들이 불편할 수 있는 포인트를 걷어내고 가다듬었죠."

 

 

 

3. 재현

플레이보이 역을 소화하기 위해 수없이 고민했다. 주변 사람들의 능청스러운 모습을 따오기도 했다. "재현이란 캐릭터가 매력적으로 보여졌으면 했어요. '연애의 목적'에 나온 박해일 선배처럼 밉지 않게 그려졌으면 했죠. 재현처럼 무언가를 고집하는 인물들은 늘 아픈 기억들이나 상처가 있어요. 오랜 기간 사랑에 대한 의미를 찾지 못하고 부정하던 캐릭터라고 설정을 했었어요."

 

4. 원나잇

가벼운 원나잇을 소재로 진행되는 영화다. 원나잇에 대한 시선이 남성의 관점에 갇혀있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다. "영화의 중점은 하룻밤 연애를 고집하던 재현이 수정과의 만남을 통해 진정한 사랑을 깨닫는 과정이에요. 결국 재현의 고집과 가치관이 흔들리고, 사랑에 대한 성장을 이룬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해요. 그래서 영화를 끝까지 보고 판단해주셨으면 좋겠어요." 

 

5. 남자배우

로맨스 영화를 많이 해온 터라 이젠 색다른 합을 맞추고 싶다. "남자 선배님들과 함께 일하고 싶어요. 황정민 선배님, 하정우 선배님, 송강호 선배님이 계시죠. 브로맨스 같은 영화도 해보고 싶구요. 연말에 브로맨스 시상을 함께 한 손호준과의 브로맨스요? 좋죠!"

 

 

 

6. 독립영화

독립영화로 연기를 재개해서인지 독립영화를 바라보는 유연석의 시선이 따스하고 애틋하다. "많이 응원하고 있어요. 그런 작품들이 계속 만들어져야 새로운 시도도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결국 상업이나 독립영화가 서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야기나 캐릭터, 프로덕션이 좋다면 얼마든지 다시 하고픈 의향이 있어요."

 

7. '응팔' 택이

제작년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순정남 캐릭터를 맡았다. 지금 방영중인 '응답하라 1988'에서도 순정남인 택이에게 마음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다. "택이가 응사의 칠봉이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저도 왠지 모르게 택이를 조금 더 응원하게 되는 것 같아요. 칠봉이가 못 다 이뤘던 사랑을 택이가 대신 이뤄봤으면 하는 소감이 있죠."

 

8. BAR

이태원에 바를 오픈한 유연석의 목적은 소박하다. 편안한 만남을 위해 아지트처럼 꾸린 이곳에서 이번 영화의 첫 모니터를 했다. 이틀 전엔 독립영화 '혜화,동'(2011년) 팀이 회동하기도 했다. "여행하면서 좋았던 기억이라든지, 맛봤던 음식들을 나누고 싶었어요. 특히 포르투갈에서 여행하다 접한 와인이 있었는데 한국에서도 즐기고 싶었구요."

 

 

 

9. 미래의 연인

여자를 만난다면 착했으면 좋겠다. "남을 배려할 줄 알고 나를 이해할 줄 아는 사람을 보면 끌려요. 제가 재밌는 이야기를 하면 웃어주는 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에게 끌리더라구요. 저는 취미가 많은데, 이걸 적극 활용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어주든지, 좋은 여행지를 소개해주면서 가까워지고 싶어요."

 

10. 사랑이 두려운 싱글들에게

"사랑의 상처나 아픔은 사랑으로 치료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 좌우명이 또 후회하지 말자거든요. 한번 부딪혀보고 실패하는 건 괜찮은데 해보지도 않고서 나중에 후회하는 건 부끄럽더라구요. 또 상처 받을까봐 걱정스럽고 두려운 싱글들에겐 한번 더 용기를 내보라고 말해주고 싶네요."

 

에디터 이유나 misskendrick@slist.kr

사진 김민주(라운드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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