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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문물 체험기] 삶의 질을 바꾼다는 ‘빨래 건조기’

세탁물을 널지 않고 돌리면 바로 말려준다는 ‘빨래 건조기’에 있어서는 나름대로 얼리어답터(early adopter)라고 자부할 수 있다. 

건조기 열풍이 본격적으로 일기 전인 무려(?) 4년 전에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가스 건조기를 설치했기 때문이다. 당시에만 해도 주변에서 집에 건조기를 두고 쓴다는 사람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건조기가 보편적인 미국과 캐나다에 살다 온 지인들도 “한국 옷은 돌리면 줄어든다”며 건조기 구매를 말리기에 바빴다. 또 누군가는 “건조 기능이 있는 드럼 세탁기를 쓰면 되지 않느냐”고 조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세탁기 속에서 널어주기를 기다리는 젖은 빨래를 외면하고 싶은 퇴근 뒤 저녁시간이 계속됐고, 멀쩡한 세탁기를 처분하고 건조 기능이 있는 드럼 세탁기를 사는 것도 망설여졌다.

또 드럼 세탁기의 건조 기능은 건조기 자체의 성능보다 많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도 들려왔다. 결국 2014년 이사와 함께 가스식 건조기를 구매했다. 

 

다양한 빨래 건조기가 가정의 필수품으로 선택받고 있다.

 

★간단히 돌아보는 설치 과정

건조기의 종류와 설치에 대해서는 다른 정보가 많이 나와 있으므로 구구절절 언급하지 않는다. 다만, 전기식보다는 가스식이 전기세 걱정이 없다는 이야기에 설치의 번거로움이 좀 더 있음에도 가스 건조기로 결정을 내렸다. 설치 과정을 간단히 돌아본다. 

코드만 꽂으면 작동가능한 전기 건조기와 달리 가스 건조기는 가스 배관 연결과 연통이 나갈 공간이 필요하다. 때문에 설치하기로 했다면 우선 제조사의 설치 기사를 집으로 불러 설치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설치 공간이 충분한지, 연통은 어떻게 빼면 좋은지를 직접 보고 확인해준다. 

여기서 공간 문제로 설치가 불가능하다고 할 수도 있다. 다행히 설치 기사를 불렀을 때 베란다의 공간은 ‘OK’ 판정을 받았고, 가스 연결 역시 배관이 설치공간 가까이에 있어 간단한 연결로 해결이 가능했다. 연통은 좀 귀찮지만 베란다의 창문을 열어 넣었다 뺐다 하는 식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여름에 연통을 창문 밖으로 빼고 깜빡 잊으면 모기가 잔뜩 들어오는 불상사가 있지만, 이외에는 별 불편 없이 사용 중이다. 

 

가스 건조기의 내부. 드럼세탁기와 비슷하다. 열풍이 나오는 구멍이 보인다.

 

★옷이 줄어든다? 상한다?

4년간 빨래 건조기를 쓰며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당연히 “옷이 줄어들지 않아요?”다.  처음 설치했을 때는 당연히 이 부분이 걱정됐고, 긴 시간 돌리는 것도 걱정하며 일부러 짧게 돌리기도 했다. 그리고 손빨래가 필요한 섬세한 옷들은 당연히 지금도 돌리지 않고 있다.

처음에는 돌렸지만 지금은 건조기에 넣지 않는 것으로 면 티셔츠가 있다. 가족 중 한 명이 면 티셔츠가 눈에 띄게 줄어들어서 불편하다고 ‘클레임’을 했기 때문이다. 막상 주로 건조기를 사용하는 내 티셔츠는 줄어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입는 사람이 그렇다고 하니 줄어드는 효과가 있기는 한 것 같다. 

하지만 당연히 어른 옷이 아이 옷처럼 줄지는 않고, 육안으로는 알 수 없는 정도다. 그러나 얇은 면 소재의 경우 확실히 오래 돌리면 구멍이 더 빨리 나는 것 같긴 하다. 아무래도 열풍으로 건조를 하다 보니 옷감이 약해진다.

강렬한 경험도 있었다. 매트리스 위에 깔 순면 매트를 새로 구입해 돌렸을 때의 일이다. 거의 4cm 정도 길이와 너비가 줄어들어 원래는 매트리스에 딱 맞던 매트 치수가 사서 처음 세탁하자마자 작아져 버렸다. 

그러나 빨래를 안 널어도 되는 행복감은 이 정도 에피소드쯤은 아무것도 아니게 만든다. 좀 줄어들거나 상해도 상관없다 싶은 것들, 대표적으로 수건-양말-속옷은 이제 마구마구 돌린다. 다 돌린 뒤 먼지 필터에 얇은 담요처럼 쌓여 있는 먼지를 손으로 걷어내는 쾌감이 쏠쏠하다. ‘건조기를 안 샀으면 이 먼지를 다 집안에서 먹었겠구나’라는 생각이 매번 든다.

 

건조기 필터에 쌓인 먼지. 먼지가 많을 때는 담요처럼 두껍게 쌓이기도 한다. 필터는 물세척도 가능해 편리하다.

 

★기모-러그는 NONO

면 티셔츠의 경우 줄어드는 것을 신경 쓰는 가족의 것을 빼고는 귀찮아서 돌려버릴 때가 많다. 하지만 돌려서는 정말 안 되는 것들도 있다. 손빨래나 드라이 크리닝이 필요한 소재는 당연히 안 되는데, 의외로 실수하는 것이 ‘기모(보온성을 높이기 위해 천 표면에 털이 서 있는 것처럼 만든 것)’ 천이다. 

기모가 들어간 천을 건조기에 돌리면 표면의 기모가 먼지로 인식되는 듯이 엄청나게 뽑혀 나온다. 먼지 필터에는 해당 기모 천 색깔의 ‘담요’가 덮이게 되고, 옷감은 확 얇아지면서 보온성이 떨어진다. 

일반적인 ‘기모’ 천이 아니어도 원단 자체에 세밀한 털이 많은 소재의 러그나 매트 등도 이런 위험성이 있다. 늘 ‘이렇게 많은 먼지를 오늘도 걸러냈네’라며 즐겁게 먼지 필터를 청소했지만, 새로 산 러그를 세탁 뒤 돌려 봤더니 러그 색깔의 ‘담요’가 필터에 덮여 있는 것을 보고 ‘이건 좀 아닌데’ 생각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쉽게 말해 먼지털이 기능이 강력한 만큼, ‘먼지’로 인식될 수 있는 요소가 천에 있으면 그 천을 돌릴 경우 손상이 심해진다. 그러나 어떤 천은 만져봐도 ‘기모’의 느낌인지 아닌지 애매할 때가 있다. 그럴 경우의 모험은 사용자의 몫이지만 수건과 양말, 면 티셔츠, 웬만한 합성섬유 소재는 거의 다 괜찮다. 거듭 말하지만 기모 천을 돌리는 실수를 한 번쯤 한다 해도 건조기의 편리함이 더 앞서므로 큰 문제는 아니다. 

 

★매력만점 부가기능, 에어클리닝과 운동화 건조

대부분의 빨래를 널지 않고 말려주는 편리함과, 빨래에 쌓여 있던 먼지를 필터에 싹 털어주는 기능이 건조기 매력의 양대산맥이다. 하지만 이것은 기본이고, 또 다른 편리한 기능들도 있다.

에어클리닝(제조사마다 기능의 이름, 적용 여부는 다를 수 있음)을 이용하면, 젖지 않고 말라 있는 이불이나 깔개 등의 먼지를 세탁 없이도 간편하게 털어낼 수 있다. 침구류에 먼지가 많은 듯해 찜찜하다면 세탁기를 거치지 않고 에어클리닝으로 한 번씩 털어주면 상쾌하게 사용할 수 있다. 

또 건조기 드럼이 돌면서 빨래도 같이 회전하는 것을 막아주는 ‘운동화 건조’ 기능도 유용하다. 운동화 건조용 거치대를 드럼 안에 놓고 그 위에 운동화 또는 모양이 변형되면 곤란한 물건(예: 인형)을 놓고 작동시키면 드럼만 돌아가면서 바람을 쏘여 건조시켜 준다.

하루를 꼬박 기다려야 말릴 수 있었던 운동화나 두꺼운 인형을 단시간에 변형 걱정 없이 깔끔하게 말려 주니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에디터 이예은  yeeuney@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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