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마데우스’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맨 온 더 문’ 등을 연출한 유명 감독 밀로스 포먼이 86세를 일기로 13일(현지시간) 미국 코네티컷주에서 지병으로 타계했다.

 

고 밀로스 포먼 감독[사진=AP/연합뉴스]

밀로스 포먼 감독은 체코 태생으로 1940년대 나치수용소에서 부모를 잃고 친척 집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이후 프라하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했다. 초기작인 ‘블랙 피터’와 ‘금발머리 소녀의 사랑’ ‘소방수의 무도회’는 1960년대 소비에트 체제 아래 체코의 우울한 정치 사회상을 담았다. 60년대 ‘체코 뉴웨이브’를 이끈 대표 감독이었던 그는 민주화 운동 ‘프라하의 봄’이 일어나며 소련군이 침공하자 미국으로 망명해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1971년 영화 ‘탈의’는 칸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으며 정신병원을 무대로 억압적인 체제를 비판한 잭 니콜슨 주연의 1975년작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는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등 5개 부문을 휩쓸며 그를 전 세계적인 유명 감독 반열에 올려놨다.

1984년 ‘아마데우스’로는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 등 8개 부문을 석권했다. 이후 ‘발몽’ ‘제2의 연인’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연출력을 과시했고 포르노 잡지 ‘허슬러’ 창간인 래리 플린트를 주인공으로 한 1997년작 ‘래리 플린트’로 베를린 영화제 황금곰상 수상의 영예를 품었다.

특히 코미디 배우 짐 캐리의 진지한 연기 변신이 화제였던 ‘맨 온 더 문’을 연출한 뒤 자신의 전기를 비롯한 몇몇 영화에 주·조연급 배우로도 직접 출연했다. 체코 감독 밀로스 슈미드마예르의 ‘밀로스 포먼: 당신을 죽이지 않는 것’에는 본인 역으로 나왔다. 지난 2013년 미국 영화계는 그의 공로를 인정해 미국 감독조합 공로상을 수여했다.

타계 소식이 전해지자 할리우드 스타들의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맨 온 더 문’의 배우 짐 캐리는 자신의 SNS에 “또 다른 위대한 사람이 세상을 떠났다. 포먼, 얼마나 강인하고 사랑스러운 사람이었나. 그와 함께 작업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고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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