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는 풀렸건만, 아직도 일에 치이고 부모님 잔소리에 치이는 우리네 일상은 꽁꽁 얼어붙어있다. 이럴 때 꼭 필요한 건 맛있는 음식과 함께 하는 잠깐의 휴식이다. 최근 극장가에선 ‘리틀 포레스트’가 몰고온 ‘맛있는 영화’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음식의 맛과 향으로 관객들의 마음에 따뜻한 위로를 선사하는 영화를 만나보자.

  

‣ 부르고뉴, 와인에서 찾은 인생

집을 떠나 전 세계를 돌아다니다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10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장남 장(피오 마르마이). 똑 부러지는 성격에 아버지의 와이너리를 도맡아 운영 중인 둘째 줄리엣(아나 지라르도). 그리고 결혼 후 처가월드에 시달리고 있는 철부지 막내 제레미(프랑수아 시빌). 10년 만에 재회한 삼 남매는 반갑고도 어색한 최상의 와인 만들기를 시작한다.

‘부르고뉴, 와인에서 찾은 인생’은 국내 애주가들이 반길만한 영화다. ‘프랑스’ 하면 딱 떠오르는 두 가지, ‘영화와 와인’을 한 번에 맛 볼 수 있는 영화다. 와인으로 유명한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을 배경으로 와이너리 삼 남매의 대를 이어 최상급 와인을 만드는 과정과 함께 농장의 사계절을 담은 영상미, 여기에 흩어진 가족이 다시 유대관계를 찾아가는 스토리는 관객들의 마음을 따스하게 물들인다.

영화 연출을 맡은 세드릭 클라피쉬 감독은 지난해 11월 싱글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와인은 전통이자 현재를 상징하는 오브제”라며 “요즘 같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게 바로 신구의 조화를 뜻한다”고 ‘부르고뉴, 와인에서 찾은 인생’의 연출 의도를 밝힌 바 있다. 러닝타임 1시간53분. 15세 관람가. 5월3일 개봉.

  

‣ 트립 투 스페인

이탈리아와 영국을 완전 정복한 두 남자 스티브 쿠건과 롭 브라이든이 세 번째 여행지 스페인으로 떠난다. 마치 돈키호테와 산초처럼 산탄데르, 그라나다, 말라가까지 스페인 전역을 떠돌면서 보고, 먹고, 즐기는 인텔리전트 듀오의 스페인 완전 정복기가 시작된다.

‘트립 투 스페인’은 지성적인 영국 배우 스티브 쿠건과 롭 브라이든이 지중해의 아름다운 햇살과 바다, 흥미로운 역사와 예술을 품은 스페인 전역을 여행하며 음식과 인생, 사랑에 대한 유쾌한 수다를 꽃피우는 영화다. 보석 같은 명소에서 맛있는 음식과 눈을 사로잡는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다채로운 먹방을 선보인다. 오감을 만족하는 스페인 음식 특유의 매력을 드러낼 예정이다.

영화는 ‘영국의 잉그마르 베르히만’이라 불리는 거장 마이클 윈터바텀의 신작이다. 앞서 ‘트립 투 이탈리아’에서도 이탈리아를 여행하며 남다른 웃음을 선보인 바 있던 감독과 배우들이 다시 뭉쳐 여행을 가지 못하는 이들에게 대리만족의 기회를, 여행을 가기 직전의 이들에게는 완벽한 여행 지침서가 되어준다. 러닝타임 1시간48분. 5월17일 개봉.

  

‣ 케이크메이커

사랑의 흔적을 찾아 이국 땅으로 향한 파티쉐 토마스(팀 칼코프). 사랑을 잃고 안간힘으로 버티며 살아가는 카페 여주인 아나트(사라 애들러). 사랑을 떠나기로 결심한 케이크 애호가 오렌(로이 밀러). 그리고 그들을 치유하는 달콤한 블랙 포레스트 케이크까지... 사랑의 본질에 관한 가장 섬세하고 아름다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케이크메이커’는 영화 제목처럼 달콤한 디저트로 관객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을 예정이다. 특히 상처와 상실, 이 모든 것을 치유하는 달콤함에 관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은 달콤하고 진득한 블랙 포레스트 케이크처럼 서로의 아픔을 치유하는 과정을 섬세하고 절제된 연출로 그려내 ‘푸드 테라피’ 영화의 정석을 보여줄 예정이다.

영화는 유럽의 떠오르는 신예 감독 오피르 라울 그라이저와 지성과 프렌치 무드를 겸비한 사라 애들러의 완벽한 연기력으로 관객들을 몰입하게 한다. 시선을 사로잡는 디저트와 조화를 이룬 힐링 스토리도 기대 포인트다. 러닝타임 1시간48분. 15세 관람가. 5월 개봉.

 

사진=각 영화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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