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배우 최은희가 16일 오후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92세. 

 

사진=연합뉴스

이날 최씨의 장남인 신정균 감독은 연합뉴스를 통해 고인이 오늘 오후 병원에 신장투석을 받으러 갔다가 별세했다고 소식을 전했다. 유족으로는 신정균(영화감독)·상균(미국거주)·명희·승리씨 등 2남 2녀가 있으며,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12호실 이전 예정)에 마련됐다. 발인은 19일 오전이다. 

1926년 경기도 광주 태생의 고인은 1942년 연극 ‘청춘극장’으로 데뷔한 후 1947년 ‘새로운 맹서’를 계기로 스크린에서도 활약하기 시작했다. 이후 ‘성춘향’,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빨간 마후라’, ‘여자의 일생’ 등 1976년까지 130여편에 출연하며 큰 인기를 얻었다.

1954년 신상옥 감독과 결혼한 고인은 ‘민며느리’ ‘공주님의 짝사랑’ ‘총각선생’ 등의 작품을 직접 연출한 국내 세 번째 여성 감독이기도 하다. 특히 감독과 함께 연기까지 겸한 ‘민며느리’로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받기도 했다.

신 감독과 이혼한 후 1978년 홍콩에서 북한 공작원에 의해 납치되기도 하며 이슈를 흩뿌렸다. 그해 7월 뒤따라 납북한 신 감독과 재회한 고인은 북한에서 신필름 영화 촬영소 총장을 맡아 총 17편의 영화를 제작했다.  

당시 고인은 북한 작품 ‘소금’으로 1985년 모스크바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으며 한국인 최초로 해외영화제를 수상하는 역사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1986년 3월 오스트리아 빈 방문 중 미국 대사관에 진입하며 10년 넘게 망명 생활을 이어왔고, 2001년 국내 극단 ‘신협’의 대표로 취임했다. 2002년 뮤지컬 ‘크레이즈 포 유’를 기획·제작하고 2007년에는 자서전 ‘최은희의 고백’을 펴내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최근 10년간 허리 수술을 받은 이후 건강이 악화된 고인은 임종 전까지 일주일에 세 번씩 신장투석을 받아온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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