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토일드라마 ‘라이브(Live)’(극본 노희경/연출 김규태/제작 스튜디오드래곤, 지티스트)가 젊은 시보들과 사수들 간의 우정을 키워나가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누구에게나 오늘은 처음이기에 매순간이 서툴지만,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조금씩 성장해가는 인물들의 모습이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있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이끌고 가는 ‘노희경식’ 위로 화법들 역시 드라마를 시청하게 만드는 힘. 먼저 삶을 경험해본 선배로 때로는 든든한 조언을, 때로는 묵직한 현실을 전하는 사수들의 모습을 살펴봤다.

 

# 배성우 “난 솔직히 좋은 경찰이 뭔지 모르겠다”
 

레전드라 불릴 정도로 능력 있는 경찰인 동시에 오랜 강력계 생활로 거친 표현력을 가진 오양촌(배성우 분). 중앙경찰학교 시절부터 오양촌이라면 치를 떨던 염상수(이광수 분)는 홍일지구대에서 그의 부사수가 됐다.

계급도 떼고 ‘오양촌 씨’를 연발하는 염상수의 모습만 놓고 보면 하극상 그 자체. 하지만 투박한 두 선후배의 일상을 지켜보고 있으면 괜히 마음 한 구석이 따뜻해져 온다. 특히 오양촌의 사명감을 점점 닮아가는 염상수의 성장은 그가 얼마나 든든한 멘토로서 함께 하고 있는지를 확인시켜 준다.

뿐만 아니라 한정오(정유미 분)에게도 진심 어린 충고를 전하는 오양촌의 모습도 인상 깊었다. 한정오가 임산부에게 실수로 테이저건을 쏜 일로 자책 하자 오양촌은 “나는 솔직히 좋은 경찰이 뭔지 모르겠다. 다만 좋은 경찰이 될 자격에 대해 질문하는 네가 이 지구대에서 좀 더 크길 바란다”고 말했다.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가슴 깊이 새겨지는 선배 오양촌의 진심이었다.

 

# 배종옥 “사건 당한 것도 억울한데 트라우마까지 생겨야 해?”
 

여청계의 안장미(배종옥 분)는 시보 한정오와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과거 한정오가 성폭행 피해자였을 당시 안장미는 사건을 담당하는 수사관이었다.

마찬가지로 경찰이 되어 자매의 성폭행 사건을 수사하게 된 한정오는 안장미를 찾아갔다. 누구에게도 말 못할 고민이었지만 담당 경찰이었던 안장미에겐 편하게 이를 털어놓을 수 있었던 것.

본인에게는 트라우마가 없어서 걱정이라는 한정오에게 안장미는 “트라우마가 꼭 생겨야 돼? 사건 당한 것도 억울한데. 꼭 괴롭기까지 해야 하냐고. 난 그것도 다 편견 같은데. 심플하게 생각해. 넌 그 일을 그냥 벌어진 일로 받아들인 거야. 사건이 났고. 넌 잘못이 없고. 시간은 지났고, 현재 넌 경찰이 된 거지”라고 조언을 건넸다. 복잡한 마음을 단숨에 정리해주는 선배 안장미의 존재가 빛이 났다.

 

# 성동일 “네 몸이 멀쩡해야 하는 거 아니냐?”
 

지구대장 기한솔(성동일 분)은 시보와 사수들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있는 인물. 매일 같이 벌어지는 사건 사고 속 지구대원들의 안전을 챙기는 것 역시 기한솔의 몫이다. 어린 부사수들은 물론, 베테랑 사수들까지 하나로 모으는 대장 기한솔의 존재감은 묵직하다.

남들에게는 ‘개차반’ 취급당하는 오양촌도 기한솔에게는 애틋한 후배다. 사건만 보면 목숨 걸고 달려드는 오양촌에게 기한솔은 “피해자를 챙기는 것도, 파트너를 챙기는 것도, 네 몸이 멀쩡해야 하는 거 아니냐? 온 몸에 난 네 상처 보는 나도 힘든데. 아내한테도 가족한테도 동료들한테도 마음 좀 내”라며 따뜻하면서도 따끔한 충고를 건넸다.

 

# 이얼 “내 마지막 시보”
 

송혜리(이주영 분)은 퇴직을 앞둔 ‘늙은 사수’ 이삼보(이얼 분)를 싫어했다. 강력 사건에 뛰어들고 싶은 본인의 의지와 달리, 이삼보와 함께 다니다보니 경범죄만 줄곧 쫓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하지만 송혜리의 마음이 달라지는 계기가 찾아왔다. 매일같이 투덜거리는 자신을 감싸는 이삼보의 진심을 알게 된 것. 이삼보의 휴대전화에 자신이 ‘내 마지막 시보’로 저장돼 있는 것을 확인한 송혜리는 그간의 오해에 미안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내 마지막 시보”인 송혜리, 송혜리에게 그저 “늙은 사수”일 뿐이었던 이삼보가 “내 첫 사수”로 바뀌어가는 과정은 감동 그 자체였다. 때로는 푸근한 아버지와도 같은 이삼보의 존재가 철없는 송혜리를 변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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