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마시러 가면 은근히 비싸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바로 마른 안주다.

잘만 하면 하루 세 끼 밥도 사 먹을 수 있는 돈을 양도 얼마 안 되는 마른 안주에 쏟아부을 때 ‘이건 좀 아닌데’라는 생각이 드는 것, 지극히 정상이다. 하지만 질겅질겅 씹는 맛이 좋아 쉽게 포기하기도 힘들다. 

그렇다면 직접 푸짐한 양으로 만드는 건 불가능할까? 주점에 있는 메뉴와 똑같이 된다는 보장이야 없지만, 훨씬 저렴한 가격에 많은 양을 고퀄리티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있다. 다만, 칼로리 초과 문제는 책임질 수 없다.

 

★건새우, 치즈 새우깡으로

건어물 가게에 가면 쉽게 살 수 있는 건새우는 밑반찬 만들 때 고추장에 볶는 용도로 흔히 쓰인다. 하지만 사실 아무런 조리를 하지 않아도 짭짤한 맛이 아주 일품이다. 이것을 주점에서 가끔 ‘새우깡’ 또는 ‘깡새우 튀김’이란 이름을 달고 나오는 건새우 마른안주로 변신시킬 수 있다. 

방법은 기름에 5분 정도 충분히 튀기는 것이다. 튀김가루를 묻히지 않고 튀겨도 괜찮다. 튀긴 뒤 기호에 따라 설탕을 조금 넣거나, 치즈 가루를 첨가하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튀기지 않고 너무 많이 먹으면 거친 질감 때문에 입을 다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사진=인스타그램 smilecat_es

 

★마른 오징어, 버터오징어구이로

바짝 마른 오징어는 그대로 잘라서 땅콩과 함께 놓으면 고전적인 맥주 안주가 된다. 그러나 한 두 번 먹으면 괜찮지만 너무 자주 먹으면 쉽게 질린다. 딱딱한 질감 때문에 턱도 아프다. 하지만 변신이 가능하다.

마른 오징어를 물에 30분 정도 불린 뒤 팬에 살짝 볶아 수분을 날린 뒤 버터, 설탕, 소금을 적당량 넣고 다시 한 번 충분히 볶아주면 금방 구운 버터 맛이 살아있는 버터오징어구이가 된다. 밖에서 석쇠에 구워서 파는 오징어보다도 훨씬 맛있다. 

 

사진=인스타그램 ljjuh

 

★북어국 끓이려던 황태, 먹태로

건어물 가게에서 역시 쉽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로 황태채가 있다. 흔히 해장에 좋은 북어국을 끓이거나 밑반찬을 만드는 데 많이 쓰이지만, 안주로도 훌륭하다. 다만, 주점의 메뉴 ‘먹태’처럼 만들려면 약간의 수고가 필요하다.

일단 황태채에 올리브유를 넣고 골고루 무쳐준다. 이것을 전자레인지에 15초 시간을 맞춰 3~4번씩 끊어 돌리거나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살짝 구워주면 따뜻하고 부드러워져 더욱 좋다. 소스가 필요하다면 마요네즈나 간장에 살짝 찍어 먹고, 청양고추 슬라이스로 칼칼함을 더하면 된다. 

 

사진=인스타그램 zzung_aha

 

★슬라이스치즈, 바삭한 치즈칩으로

전자레인지를 이용한 감자칩이나 과일칩 만들기는 꽤 알려졌지만, ‘치즈칩’은 여전히 생소하다. 그러나 마른 안주 메뉴로 사실 이보다 더 간단하고 맛있는 것은 드물다. 또 감자칩, 과일칩보다 만들기도 더 쉽다.

접시 위에 종이호일을 깔고 사각 슬라이스 치즈를 4등분해서 서로 붙지 않게 잘 올린 뒤 1분 30초 가량 전자레인지에 돌려주면 완성된다. 기호에 따라 파슬리나 허브 가루를 뿌려줘도 잘 어울린다. 치즈의 수분이 날아가며 치즈칩이 완성되는데, 바삭바삭하며 짭짤해 맥주 안주로 제격이다. 

 

사진=인스타그램 suuuudi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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