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감독이 '버닝'으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2010년 '시' 이후 8년 만이다. 청춘들의 삶을 그리는 '버닝'은 제작 단계에서부터 화제를 모았다. 그 중심에는 대한민국 대표 30대 남배우 유아인(32)과 할리우드 스타이자 한국계 미국인 스티븐연(35)이 있었다.

 

사진=연합뉴스

 

영화 '버닝'은 유통회사 알바생 종수(유아인)가 어릴 적 동네 친구 해미(전종서)를 만나고, 그녀에게 정체불명의 남자 벤(스티븐 연)을 소개 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유아인은 청춘의 모습을 섬세하게 담아낼 것으로, 스티븐 연은 미스터리한 분위기와 함께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

24일 서울 CGV 압구정점에서 '버닝'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두 남배우는 친구같은 모습으로 분위기를 훈훈하게 풀었다. '버닝'에 대한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다섯 가지 질문으로 풀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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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버닝'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

유아인 내 주제에 뭘 선택하나. (감독님이) 불러 주시면 가야 한다. 감독님께서 만남을 제안했다. 시나리오 나오기 전부터 함께하고 싶었다. 자기합리화도 있었다. 내가 하고 싶었으니까. 내 식대로 받아들이고, 해석했다.

스티븐 연 이창동 감독님이 불러 주시면 가야 한다. 이창동 감독님 영화를 너무 좋아한다. 같이 일하게 돼 영광이다. 운이 아누 좋았다. 봉준호 감독님이 저한테 전화해서 이창동 감독님이 부른다고, 아주 얼른 전화 드리라고 하셨다. 빨리 답을 드렸다. 시나리오 읽은 후엔 벤을 완전히 이해했다.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Q 이창동 감독의 시나리오에 대한 감상은 어땠나?

유아인 한 편의 소설책을 보는 것 같았다. 상황 묘사와 감정 묘사가 섬세했다. 종수의 대사도 많지 않았다. 이렇게 영화가 만들어져도 괜찮은 건가 싶더라. 틀에 짜여지지 않으면서 자유로운 시나리오였다.

스티븐 연 미국은 주로 1차원적인 캐릭터가 많았다. 그런데 이번 '버닝'의 벤은 전혀 달랐다. 완전히 몰입해서, 완전히 한국 사람으로서 들어갈 수 있었기에 정말 좋았다. 한국에서 촬영할 수 있다는 것도 좋았다. 벤을 연기했다고 생각하지 않고, 벤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즐기면서 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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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스티븐 연의 한국어가 능숙하다. 지난 제작보고회에서는 주로 영어를 썼다. 이번엔 한국어를 많이 연습한 걸로 안다.

스티븐 연 한국어아 참 어려웠다. 감독님과 (유)아인, (전)종서와 모든 분들이 많이 도와줬다. 난 NG를 많이 냈다. 가끔씩 한국말이 완전히 떠났다. 여기(한국)에서 일하는 건 영광이다. 그렇지만 나에겐 그보다 캐릭터가 중요하다. '옥자'도 교포 역이었다.

 

Q '버닝'이 제71회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유아인 일정 때문에 해외 촬영을 하던 중 기사로 소식을 접했다. 전 안 가봐서 모르겠다. 감독님은 많이 가 보셨고, 스티븐은 작년에 가 봤다. 다들 대단하다, 대단하다 하는데…. 독특한 영화인데 소개해 드리고, 다양한 평가를 얻을 수 있는 기회여서 굉장히 기뻤다.

스티븐 연 작년에 '옥자'로 칸 영화제를 경험했지만, 이번엔 더 특별하다. '버닝'은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걸 보여주는 영화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할 기회라고 생각하고, 그 기회를 이창동 감독님과 함께 하게 돼 영광이다. 기대치가 높다.

 

영화 '버닝' 스틸컷 속 유아인과 스티븐 연

 

Q 이번 영화로 처음 만났다. 배우로서 호흡은 어땠나?

스티븐 연 굉장했다(Awesome). 4개월 동안 같이 일하니까 친구가 됐다. 어떤 장면에서 파트너를 완전히 믿는 건 배우에게 진정한 자유를 주는 거라고 느꼈다.

유아인 색달랐다. 언어적 측면과, 외국 배우란 것도 그랬지만 함께 부딪히고 완성하는 느낌 자체가 독특했다. 연기하는 순간이나 연기 외적으로나 서로의 생각을 들여다 보고 관찰하고 그런 과정들이 흥미로웠다. 실제로는 형인데 형이라고 하지도 않았다. 미국에서는 이름을 부르면 되니까 좀 더 편하게, 친구처럼 지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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