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트 뉴스] #2. “내가 해봐서 아는데~” & “니들이 게맛을 알아?”

전임 대통령의 트레이드마크였던 “내가 해봐서 하는데~”. 어느 상황에서든 입버릇처럼 달고 다닌 ‘말씀’이다. 노배우 신구의 CF에 등장해 유행어가 된 “니들이 게맛을 알아?”.

 

 

 

두 셀러브리티 말말의 전제 조건은 “난 안다”다. 난 당신들보다 앞서(혹은 당신들이 하지 못한) 경험을 했으니 훌륭한 존재다, 날 믿고 따르라는 의도가 깔려 있다. 남성들이 여성들 앞에서 군대, 축구 얘기하는 것이라든가 할아버지가 자손들 모아놓고 가문의 역사, 6.25전쟁 설교 장황하게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들여다보면 나의 경험이 절대적이며 대상은 나보다 못하다는 독선, 귄위의식이 포진해 있다. 오히려 하지 말아야 할 경험을 했을 수 있고, 잘못된 인식을 얻었을 수도 있지 않나. “해봐서”가 능사가 아니다. 어떤 경험을 통해 무엇을 깨달았나, 그 깨달음은 과연 상식적이며 공공의 선에 부합하는지가 중요함에도. 해봐서 4대강은 저렇게 썩어가나? 그 게맛은 금테를 두른 게냐고? (신구 선생님께는 죄송. 당신의 말이 아니라 대사일 뿐이었는데)

#3. “그것도 모르세요?”

현직 대통령 어록 중 하나가 “그것도 모르세요?”다. 레이저 눈빛이 곁들여진다. 웬만한 강철심장이 아니면 대부분 눈 내리깐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주로 윗사람들이 아랫사람에게, 갑이 을에게, 고용주가 직원에게 핀잔줄 때 사용하는 대표적인 말이다. 이 말의 기저에도 자신을 모든 걸 꿰뚫고 있는 존재로 여기는 동시에 상대에 대해선 “뭣도 모르는 것들이”란 경멸이 자리잡고 있다.

이런 표현은 나이의 문제가 아닌 꼰대 의식의 소산이다. 70대 고령이라고 당선조차 되지 못할 뻔했던 전임 대통령은 “존경하는 국민”을 입에 달고 다니며 문화예술계에 대해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란 공약을 실천하지 않았나.

모르니까 청춘이다. 다 알면 당신들 상투 잡고 흔들거나 머리 꼭대기에 앉아서 정치한다. 당신만큼 알고 있더라도 지위와 신분, 예의 때문에 아는 척 안하는 것일 수도 있다.

#4. 공공장소에선 볼륨 다운!

버스, 지하철, 극장 등 정숙함이 요구되는 공공장소에서 큰 소리로 통화하거나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 나이가 들면 주변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면이 있기에 과거엔 노인네들이 주로 그러곤 했다. 하지만 요즘엔 눈살 찌푸려지는 행동을 하는데 노년부터 청소년에 이르기까지 나이제한이 없다.

내 행동이 타인에게 민폐이지 않을까, 살피는 건 에티켓인 동시에 긴장감이다. 적당한 긴장도 없이 살아가는 이들이여, 그렇다면 당신은 꼰대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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