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이라는 말이 유행한 이후 함께 떠오른 것 중 하나가 ‘일본 식기’다. 
 
사실 일본식 그릇은 우리 나라 주방에서 과거부터 결코 드문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예전의 일본식 그릇들이 커다란 전골요리용 냄비를 비롯해 큰 접시나 대접부터 조그만 종지까지 다양했다면, 지금 젊은 세대들이 좋아하는 일본 식기는 1인 가구가 쓰기 알맞은 작은 크기와 구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다양한 온라인 마켓과 소셜 커머스에서 ‘혼밥용 일본 식기 세트’, ‘혼밥 전용 식기’ 등의 타이틀을 달고 일본 식기를 판매 중이다. 한때 ‘왜색’이라는 말을 들으며 별로 환영받지 못하던 일본 식기가 1~2인 가구의 부엌에 파고든 비결은 무엇인지 짚어봤다. 
 
 
사진=위메프
★‘사진 잘 받는 그릇’, 방송과 SNS에 뜨다
 
일본 식기가 최근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은 인기 방송 프로그램과 무관하지 않다. tvN ‘삼시세끼’, JTBC ‘효리네 민박’에 종종 일본 식기가 등장했다. 일본 식기가 프로그램이 추구하는 비주얼과 맞아떨어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tvN '삼시세끼'에 등장한 일본풍 식기. 사진=tvN 방송화면
 
모두 ‘웰빙’과 ‘소확행’을 추구하는 최근의 트렌드와 어울리는 프로그램들이다 보니, ‘일본 식기=트렌디한 웰빙’이라는 공식이 어느 정도 성립됐다. ‘삼시세끼’에서는 복고적인 양은 쟁반에 일본 식기를 놓고 음식을 담기도 했는데, 양은 쟁반 역시 트렌드로 떠올랐다. 비주얼에 민감한 인스타그램에서는 일본 식기와 양은 쟁반의 조합을 흔히 볼 수 있다.  
 
 
'효리네 민박'에 라면 그릇으로 등장해 인기를 모은 일본 식기. 사진=JTBC 방송화면
 
★소량의 밥, 반찬 담기 최적
 
방송에 나왔더라도 실용적이지 않으면 인기를 얻기 힘들었을 것이다. 1인용 일본 식기의 구성은 보통 밥그릇과 국그릇 1개씩과 작은 찬기 4개로 구성되는데, 이는 혼자 먹는 식탁에 안성맞춤이다.
 
또 일본 식기는 용량이 일반적인 한국식 반상기보다 살짝 작은 편이어서 소량의 밥과 반찬을 담기에 좋다. 또한 세트로 차려 놓으면 그릇끼리 잘 어울리면서도 특색이 있어 인테리어 효과를 준다. 
 
 
★친근하면서 이국적이고 정갈한 매력
 
가까우면서도 먼 나라라는 말처럼, 일본의 문화는 친근하지만 또 이국적이다. 일본 식기에 한식을 담아 놓으면 잘 어울린다. 밥과 국, 반찬 몇 가지라는 구성 또한 한식과 일본식 모두 비슷하다.
 
그렇지만 똑 같은 밥상을 차려도 일본 여행을 온 것처럼 생소한 느낌도 준다. 일본 식기 애호가들은 이러한 양면성을 즐기며, 일본 식기 특유의 정갈한 느낌 또한 좋다고 말한다. 
 
 
사진=위메프
 
★가볍고 실용적, 가격도 저렴
 
고급 브랜드의 일부 도자기 식기들은 가격이 상당히 비싸다. 그러면서도 관리가 어렵고 무거운 경우도 있다. 이런 것들은 실용성이 최고의 덕목인 1~2인 가구의 부엌에는 적당하지 않다.
 
브랜드 이름이 유명하거나 널리 알려진 것은 아니어도 ‘일본 식기’ 특유의 모양새를 좋아하는 이들은 그래서 가볍고 실용적이며 값도 별로 비싸지 않은 ‘무명’ 일본 식기들을 구매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식기에도 ‘단점’은 있다. 일단 ‘왜색’에 반감이 심한 어른들을 대접할 때 적절한 테이블웨어라고 할 수는 없다. 또 한국식 식기와 달리 일부 그릇들은 도자기가 아니라 플라스틱이나 나무에 칠한 소재를 쓰기도 하는데, 고품질의 제품이 아닌 경우에는 내구성이 떨어지고 관리도 어려울 수 있어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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