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부부가 27일 저녁 판문점 우리측 지역 평화의집 3층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리설주 여사 환영 만찬을 개최했다.
만찬에는 두 정상의 부부를 포함해 남북 수행원 등 우리 측 34명, 북측 26명 등 총 70여 명이 참석해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만찬을 즐겼다. 만찬 식탁에는 김대중, 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의 고향에서 올라온 민어해삼 편수와 유기농 쌀밥, 그리고 부산의 달고기구이 등이 올라왔다. 북측은 평양 옥류관 수석요리사를 판문점으로 파견해 만찬장으로 평양냉면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건배사에서 “앞으로 어려운 문제와 만나면 남북이 무릎을 맞대고 해법을 찾자”며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그날을 위하여”라고 건배 제의를 했고, 참석자들은 큰 목소리로 “위하여”를 외쳤다. 이어 김정은 위원장은 “오늘 문 대통령과 많은 대화를 나눴고 의미 있는 합의를 이뤄냈다. 문재인 대통령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화답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만난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 여사는 노래를 전공했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김 여사는 경희대 성악과 출신이며,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 대회 응원단 겸 공연단 일원으로 방남한 적이 있는 리 여사는 가수 출신이다. 향후 남북 문화예술 교류에 있어서 공통의 관심사로 심도 있는 대화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남북정상회담 내내 오빠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북한 내 실질적인 ‘2인자’임을 입증한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평창올림픽 기간 북측 예술단을 이끌고 방남한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은 북한 내 우먼파워를 상징하는 인물로 꼽힌다.
가수 조용필과 윤도현은 유일한 연예인으로 초대를 받았다. 두 사람은 최근 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측예술단 대표 가수로 평양을 방문해 두 차례 공연한 바 있다. 특히 윤도현은 지난 15일 tvN 새 예능 '이타카로 가는 길' 촬영 차 터키로 출국한 뒤 최근 불가리아에 머물고 있었음에도 이번 만찬 참석을 위해 급히 귀국했다. 이날 자신의 SNS에 "꽃이 만발하는 한반도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불가리아에서 급 한국에 왔습니다. 역사적인 정상회담 만찬에 잘 다녀오겠습니다" "감격적입니다"란 소감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여려 정치권 인사들이 눈에 띄는 가운데 여권에서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가 초청받아 북측 인사들과 인사를 나누며 남북화해 및 종전선언의 벅찬 마음을 숨기질 않았다.
한편 이날 우리 전통악기 해금과 북한 전통악기 옥류금의 합주가 만찬 앞부분을 장식했다. 소리를 내는 방식이 다른 두 악기가 한데 어울려 아름다운 선율을 만드는 모습이 남과 북을 연상케 했다. 이어 평창올림픽 폐막식에서 '올림픽 찬가'를 부른 11살 제주소년 오연준 군이 청아한 목소리로 고 김광석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열창해 김정은 위원장, 리설주 여사 부부의 환한 웃음과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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