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년 분단의 장벽을 넘어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화려하고도 의미 깊은 영상쇼로 12시간에 이른 길고도 짧은 만남을 마무리했다.

 

 

환영만찬이 끝난 뒤 오후 9시 판문점 평화의집으로 나오자 서태지와 아이들의 ‘발해를 꿈꾸며’가 흐르기 시작했다. 이 곡은 1994년 발표한 서태지와 아이들 3집 타이틀곡으로 남북한의 평화적 통일을 염원하는 내용을 담았으며 뮤직비디오는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의 옛 조선노동당사에서 촬영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앞마당에 마련된 야외 객석에 앉은 두 정상 내외는 암전이 이뤄진 가운데 영상쇼 ‘하나의 봄’을 관람하기 시작했다.

퓨전음악 작곡가이자 연주자 정재일이 중앙 무대 위 피아노를 맡아 ‘아리랑’ ‘새야 새야 파랑새야’를 아쟁 등 국악기와 오케스트라 선율에 맞춰 협연했다. 두 곡은 모두 우리 역사의 희로애락과 고단했던 삶을 표현했다.

 

 

무엇보다 평화의집 외벽을 스크린 삼아 영상을 투사하는 ‘미디어 파사드’가 눈길을 붙들었다. 영상은 하나의 봄을 주제로 한반도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표현했다. 영상에선 백두대간 산과 강이 흐르는 땅에 바람이 불고 천지가 열리며 우리 역사가 시작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환송행사를 마무리하는 곡으론 ‘고향의 봄’이 선택됐다. 시나위, 오케스트라, 합창단, 사물놀이가 클라이맥스로 가며 감동적으로 공연을 마무리했다. 정재일이 영상쇼를 위해 새롭게 편곡했다.

영상 쇼가 끝나자 외벽에는 오늘 군사분계선을 넘으며 처음 만난 두 정상이 함께 손을 잡고 웃고 있는 다채로운 모습들의 사진이 흘렀다. 김정은 위원장은 놀란 듯한 표정으로 영상에 눈을 떼지 못한 채 감상에 빠져들었고, 두 정상은 내내 손을 잡고 있었다.

 

사진= JTBC '뉴스룸'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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