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나 할리우드나 여배우들이 작품과 배역에서 소외되는 현상은 엇비슷하다. 한창 진행 중인 제71회 칸 국제영화제에서는 케이트 블란쳇, 크리스틴 스튜어트, 마리옹 꼬띠아르 등 여성 영화인 82명이 영화계 내 여성들의 입지 확대를 외치며 레드카펫을 걸어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6월 극장가에 상륙하는 2편의 한국·할리우드 영화에는 보기 드물게 여배우들이 중심을 이뤄 견고한 앙상블을 빛낸다. 더불어 여성의 힘을 웅변하는 이야기라 의미심장하다.

 

 

실화영화 ‘허스토리’(감독 민규동)에는 김희애, 김해숙, 예수정, 문숙, 이용녀, 김선영, 김준한, 이유영 등 베테랑 배우부터 주목 받는 신예가 대거 출연한다. 연기경력 도합 200년 이상이다.

영화는 1992년부터 98년까지 6년 동안 오직 본인들만의 노력으로 일본 정부에 당당히 맞선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 그들을 위해 함께 싸웠던 사람들의 뜨거운 이야기다. 당시 일본 열도를 발칵 뒤집을 만큼 유의미한 결과를 이뤄냈음에도 지금껏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관부 재판'을 소재로 했다.

작품마다 심도 깊은 감정 연기로 캐릭터를 소화하며 ‘믿고 보는 연기파’로 자리매김한 김희애는 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재판을 이끌어가는 원고단장 문정숙 역을 맡아 어떤 시련에도 굴하지 않는 강인하고 당찬 매력을 선보인다. 여기에 데뷔 이래 처음으로 도전한 부산 사투리도 완벽하게 소화하며 연기 변신을 예고한다. 주조연으로 강렬한 연기를 펼쳐온 김해숙은 일본 사법부에 당당히 맞서는 원고단 배정길로 등장해 관객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원고단인 억세게 살아온 박순녀, 따뜻한 마음을 지닌 서귀순, 마음의 병을 안고 살아가는 이옥주로는 명품 배우 예수정, 문숙, 이용녀가 출연해 가슴을 울리는 연기를 빚어낸다. 신스틸러 김선영은 문정숙의 친구 신사장 역을 맡아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한다. 데뷔와 동시에 신인상을 휩쓸며 주목받고 있는 이유영은 문정숙이 운영하는 여행사 직원이자 할머니들의 곁을 지키며 재판을 돕는 류선영으로 나와 극에 활기를 더한다. 6월 말 개봉.

 

케이퍼 무비의 전설 ‘오션스’ 시리즈의 명성을 잇는 ‘오션스8’(감독 게리 로스) 역시 쟁쟁하다. 이전 시리즈가 조지 클루니, 브래드 피트, 맷 데이먼 등 남자 배우들이 중심이었던 것과 달리 산드라 블록, 앤 해서웨이, 케이트 블란쳇, 민디 캘링, 사라 폴슨, 아콰피나, 리한나, 헬레나 본햄 카터까지 할리우드 최고 여배우들이 뭉쳤다.

영화는 뉴욕 최대 패션쇼인 멧 갈라에 참석하는 스타의 목에 걸린 1500억원의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훔치기 위해 전격 결성된 범죄 전문가들의 화끈한 활약을 그린다. 입체적인 캐릭터들을 중심으로 절묘한 두뇌게임, 특유의 유머와 위트로 즐거움을 선사할 전망이다.

 

 

‘흥행 퀸’ 산드라 불럭이 이전 시리즈에서 조지 클루니가 분했던 대니 오션의 동생인 데비 오션 역을 맡아 사기명가의 명예를 걸고 작전의 설계자로서 활약한다. ‘캐롤’로 여심을 사로잡고, ‘토르: 라그나로크’의 헬라 여신으로 관객을 압도한 연기파 케이트 블란쳇은 작전 지휘관 루로 등장해 특유의 카리스마를 선보일 예정이다.

‘인터스텔라’로 천만 관객을 사로잡은 앤 해서웨이가 이들의 타깃이 되는 톱스타 다프네 역으로 출연해 천연덕스러운 매력을 발산한다. 여기에 미국 대표 개그우먼이자 만능 엔터테이너 민디 캘링과 에미상 여우주연상에 빛나는 사라 폴슨, 자타공인 변신의 귀재 헬레나 본햄 카터가 각각 모조품 전문가와 전설의 베테랑, 스타일리스트 스파이로 분해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한다.

또한 한국계 배우이자 래퍼인 라이징 스타 아콰피나가 천재 소매치기, 3번의 그래미상을 수상한 팝디바 리한나가 브레인인 해커로 나와 신선함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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