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5월도 이제 열흘 남짓 남았다. 

장마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많은 비와 후텁지근한 더위가 5월답지 않다는 말을 듣고 있지만, 대신 깨끗한 공기와 곳곳에 피어나는 신록의 기운은 기분까지 맑게 만드는 시기다. 이럴 때는 가족, 친구들과 함께 즐기는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혼자 가서 봐도 좋겠지만, 오랜만에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할 때 ‘범용성’에서 우월해 실패 확률이 적은 도심 전시 4선을 소개한다. 

#이상한 나라의 괴짜들 : Geek Zone

‘괴짜’라는 말은 이상한 사람이라는 뜻이지만 특별하다는 칭찬으로 들리기도 한다.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내재된 ‘괴짜성’을 탐색하는 전시로, 2017년 ‘Geeky Land: 이상한 나라의 괴짜들’에 이은 두 번째 릴레이 전시이다. 

이 시대의 ‘괴짜성’에 대해 공감하고 각자의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종교적 그리고 개인적 배경에 따른 ‘괴짜성’을 찾는 경험을 제공한다. 평소 본인이 괴짜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사람이라도 전시를 통해 자신의 ‘괴짜성’을 접하고 놀라게 될지도 모르며, 그 반대의 경우 역시 있을 수 있다. K현대미술관에서 4월 7일 시작해, 7월 8일까지 열린다.

 

사진=K현대미술관

#BOTANICA: Purple Elephant (보타니카: 퍼플엘리펀트)

도심에서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없지는 않겠지만, 제한돼 있기 마련이다. 그 사실은 안타깝지만, 역설적으로 도심에 마련된 전시 공간이 아니면 느낄 수 없는 이색적인 ‘자연의 아름다움’도 있다. 이 전시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 재구성한 공간을 통해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자연의 고고한 아름다움은 인간 스스로 다가가 머물며 바라보지 않으면 느낄 수 없다'라는 의미를 담아 조각, 뉴미디어아트, 조명 기법, 음향디자인, 설치미술 등 다양한 아트 기법을 접목시켜 환상적인 아름다움의 생화를 포함한 식물, 꽃, 돌, 안개, 빛 등을 조명하는 전시를 만들어냈다. 더 서울라이티움에서 3월 27일부터 시작해, 6월 20일까지 열린다. 

 

사진=더 서울라이티움

 

#위대한 낙서展: OBEY THE MOVEMENT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아티스트들이기도 한 7명의 그래피티 작가들이 내놓은 그래피티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서울 예술의 전당을 비롯해 대구에서도 지난해 선보인 바 있는 명작 그래피티들을 다시 한 곳에서 만나는 기회다. 

스트리트 의류 브랜드 OBEY 대표인 오베이 자이언트(셰퍼드 페어리)를 포함한 7명의 그래피티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미국의 만화 캐릭터 ‘심슨’부터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까지, 문화와 사회에 많은 영향을 끼친 소재들을 대상으로 그린 그래피티를 통해 유쾌한 사색의 기회를 제공한다. K현대미술관에서 4월 28일부터 시작해, 7월 29일까지 열린다. 

 

사진=K현대미술관

#알렉스 카츠, 아름다운 그대에게
   
뉴욕으로 대변되는 도시의 일상적 인물들과 그 삶을 독창적인 방식으로 우아하고 아름답게 표현한 알렉스 카츠의 전시이다. 카츠는 새로운 시각예술 여러 가지가 함께 공존하는 예술의 도시였던 1960년대의 뉴욕 한복판, 주변 사람들과 풍경을 대형 화면에 담아냈다. 

현대 미술가이면서도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들과 같은 화풍을 가졌던 알렉스 카츠는 한 가지 색을 화면에 채우고 주변 인물들은 미디어의 방식으로 편집하여 보여줌으로써 보이는 대상을 넘어 시대를 초월하는 아름다움을 보여주고자 했다. 매우 단순화돼 있으면서도 생기 발랄한 인물의 표현 방식은 신선함과 함께 작가의 인물에 대한 애정을 암시하는 듯한 따뜻한 느낌을 선사한다. 롯데뮤지엄에서 4월 25일부터 시작해 7월 23일까지 열린다. 

 

사진=롯데뮤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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