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로망의 나라가 있다. 나는 어릴 적부터 프랑스 파리가 바로 그러했다.
늘 상상에서만 바라보던 파리에 직접 오게 된 건 꿈과 다름없었다. 그리고 자연스레 내 발걸음은 에펠탑으로 향했다. ‘파리’하면 누구나 떠올리게 되는 건 에펠탑 아닌가? 나 역시 제일 보고 싶었던 건 에펠탑이었다.
그래서 난 ‘1일 1에펠탑 방문’을 실천했다. 머물던 날 모두 안개 속에 가려져 완벽한 탑의 형태를 보지 못했지만 탑을 처음 봤을 때의 그 느낌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깜깜한 밤에 눈이 부시도록 반짝이던 에펠탑은 마치 대형 크리스마스트리 같았다. 안개로 인하여 꼭대기까지 보이지 않아도 “아름답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사람들은 너도나도 사진 찍었다. 너무 예뻐서 넋을 놓고 한동안 바라보고 있던 나 역시도 사진과 동영상을 한껏 남겼다.
파리에서의 4일 동안 제일 많이 싸돌아다닌 건 둘째 날이었다. 아쉽게도 필름을 다 날렸기에, 남은 사진은 샤를 드 골 광장 중앙에 있는 개선문 사진. 프랑스군 승리와 영광을 기념하기 위해 건립한 개선문은 차들이 지나다니는 도로 한 가운데 우뚝 장엄하게 서있었다.
파리 사람들은 개선문이 있는 광장 중심 사방으로 뻗은 12개의 도로가 마치 별과 같다고 해서 ‘에투알(별) 개선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 사진을 제외하고 파리에서의 나머지 기록은 에펠탑 뿐이다.
또 다시 찾은 에펠탑은 역시나 내게 꼭대기의 모습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러나 아무리 꼭대기가 보이지 않는다 한들, 몇 번이고 보고 또 봐도 “멋지다”는 감탄사만 나올 뿐이었다.
파리를 떠나기 전까지 꿈꿔왔던 완전한 모습의 에펠탑은 보지 못했다. 아쉬움이 남았지만, 이내 그 아쉬움은 “다시 한 번 파리에 와야겠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물론, 이 생각은 ‘다시 또 오고 싶다’는 내 갈망이 만들어낸 핑계다.......
떠날까 말까를 고민하던 중, ‘그래도 가까이에서 올려다보면 조금이라도 더 잘 보이지 않을까?’ 싶어서 끊임없이 에펠탑 주변을 몇 번이고 맴돌았다.
더 가까이 다가가서 본 탑은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웅장했다.
일정을 좀 빡빡하게 잡았던 파리였기에 자리에 오랜 시간 머무를 수 없다는 게 아쉬웠다.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어렵사리 떼어내고 느릿느릿 다른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20여년 간 꿈에서만 품어왔던 내 프랑스 파리 여행은 이렇긋 많은 아쉬움으로 마무리 됐다.
되돌아보면 모든 여행이 아쉬움으로 남아 있는 것 같지만, 힘들고 지쳤던 일상을 뒤로하고 떠난 여행은 나에게 희망과도 같았다.
언제 또 다시 떠날지 모를 ‘나의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