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안방극장을 활보하는 3인의 여배우가 화제다. 미모와 연기력뿐만 아니라 명석한 두뇌에 ‘엄친딸’ 스펙으로 주목받고 있다. 20대 초중반에 스타반열에 오른 케이스가 아니라 20대 후반, 30대 초반에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돼서인지 안정감과 깊이가 훅 느껴진다.

 

사진= OCN 제공

OCN 미스터리 드라마 ‘미스트리스’에서 분노조절장애를 지닌 고등학교 교사 한정원을 연기하고 있는 최희서(31)는 연세대에서 영어영문학과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미국 캘리포니아대에서 공연예술을 공부한 5개국어 구사 능력자다.

2009년 영화 ‘킹콩을 들다’로 데뷔한 그는 영화 ‘동주’에서는 윤동주의 시집 발간을 돕는 일본인 쿠미, ‘박열’에서는 박열의 동지이자 연인인 아나키스트 후미코를 연기했다. ‘옥자’에서는 영어 오디션을 통과해 통역사 역으로 등장했다. 특히 ‘박열’에선 일본인처럼 보일 만큼 자연스러운 일본어 구사로 화제가 됐다. 이 작품에서의 열연으로 지난 18일 열린 제23회 춘사영화제 신인여우상을 받으며 총 11개의 신인상·여우주연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그는 “춘사 나운규 선생님에 대해서 제가 잘 몰랐기 때문에 부끄러운 마음으로 어젯밤 일대기를 읽었다”며 “박열 선생님과 같은 해에 태어나셨더라. 굉장히 놀라웠다. 힘든 시기에 열정으로 살아오셨던, 그런 청춘이 있다는 생각을 하니 정말 저는 편한 세상에서 연기를 하고 있음을 알았다”고 보기 드문 수상소감으로 눈길을 끌었다.

 

사진= tvN 제공

‘리틀 수애’로 불릴 만큼 신비로운 이미지와 중저음 목소리를 장착한 서예지(28)는 tvN 토일드라마 ‘무법 변호사’에서 변호사 출신 로펌 사무장 하재이를 강단 있게 소화하고 있다. 그는 고교 졸업 후 입시를 준비하던 중 스페인어의 열정적인 억양과 발음에 매력을 느껴 유학을 결심, 나 홀로 스페인으로 떠나 마드리드 소재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3년 동안 공부했다.

치아 교정 문제로 잠깐 한국에 오면서 배우 캐스팅 제의를 받아 2013년 tvN 시트콤 ‘감자별 2013QR3’ 4회에 출연해 줄리엔 강과 함께 원어민에 가까운 스페인어 연기를 하며 본격 데뷔했다. 이후 드라마 ‘라스트’ ‘무림학교’ ‘화랑’, 영화 ‘사도’ ‘비밀’ ‘봉이 김선달’ 등에 출연하며 인지도를 쌓아오다 지난해 드라마 ‘구해줘’로 스타덤에 올랐다.

 

사진= MBC 제공

올해 화제의 영화 ‘리틀 포레스트’와 드라마 ‘미스티’에 이어 MBC 수목드라마 ‘이리와 안아줘’에서 배짱 두둑하고 유쾌한 톱배우 한재이로 출연 중인 진기주(29). 당당히 원톱 여주를 꿰찬 그는 세 여배우 가운데 커리어 면에서 가장 드라마틱하다.

어려서부터 과학과 수학을 좋아한 진기주는 중앙대 컴퓨터공학부에 입학해 ‘공대 누나’가 됐다. 부전공은 신문방송학. 대학 졸업 후 2012년 대기업 삼성SDS에 IT 컨설턴트로 취업했다가 2년 만에 사표를 내고 지역 민영방송 수습기자로 3개월간 재직했다. ‘미스티’에서 사회부 기자이자 앵커 한지원 역을 완성도 높게 해낸 이유다. ‘연기’라는 꿈을 위해 기자를 그만두고 2014년 슈퍼모델 선발대회 올리비아로렌상을 받으며 연예계에 발을 내딛게 됐다.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